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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제국
책을 볼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제목과 표지 글이라고 한다. 그래서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책을 읽기 전에 항상 책의 제목이 왜 그러한지를 생각해보고, 그리고 책표지의 글로 그 내용을 파악하곤 한다. 이 책,「영원한 제국」에서는 어쩌면 조선이 영원한 제국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책의 뒷면을 보고는 불현 듯 드는 생각을 책의 맨 앞장에 적어 두었다. “세상사 다 덧없다 했던가? 세상사 덧없음은 어찌하지 못하리니, 그 세상사, 내가 알지 못하고, 알 수 없으나 알아야 할 필연은 있어...”
중세의 영원한 꿈이었던 주나라. 시경·서경·주역이 만든 환상의 제국. (영원한 제국의 뒷 표지글 인용) 도대체 이 말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그 시대의 연혁을 보면 분명 이 책은 사도세자와 정조, 영조를 둘러싼 글임에는 분명한 듯한데, 거기에 고대 중국의 나라 주나라가 나오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 책이 스릴러라고? 이 책은 나에게 여러 가지 책을 읽으면서 진실로 다가온 것은 바로 이 책의 소설이 진실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저자는 이 책에 나오는 인물 등을 두고 허구라 말하였고, 이에 조금은 깊게 빠져든 나는 혼란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리하여 약간의 다른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저자 이인화는 박정희 대통령을 미화하였다고 하여 많은 부분 논란을 가지고 왔다.

따라서 이 책도 정치권과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으리라. 과거의 모습을 지금과 동일하게 정치권, 즉 기득권을 잡기위해서, 권력을 쥐기 위해서의 치열한 싸움을 표현하면서도 저자 이인화는 지금 정치권의 정당싸움에 대해서 누구든 뚜렷한 입장표명을 하지는 못하는 모습을 새삼 조선시대의 모습을 의인화 하여 표현하려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잘못 된 세력으로 인해서 생긴 왜곡된 역사에 대한 비판보다는 우리가 가진 문화적 배경과 그 당시 조선시대 선비들의 중후하고 당찬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조선시대의 선비로서 선비가 가져야 할 덕과 그를 기반으로 나타나는 사상적 토대와 성리학의 이상을 통해서 현재 우리의 정치가들에게 조선시대 선비들의 권위 있는 정치철학을 알려주려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시대나 그 정치계 정치의 은폐와 사리, 사욕으로 가득 찬 모습은 여전할 것 이다. 다만 이러한 모습보다 더 중시 여겨져야 할 조선시대와 지금의 다른 점은 정치권들의 소신이 없다는 것. 이는 즉,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은 그 시대의 사람들과 죽음은 물론이요, 권력의 하락에 매일 혼란에 빠져있는 이들의 차이점이다.

이 책은 정조 당시의 집권층이나 다름없는 노론과 남인의 대립을 노론과 남인 각각의 상이한 철학적 기반 위의 정치 투쟁으로 설명한다. 특히 이인몽과 관련되어 있는 퇴계학파와 닿아 있는 남인은 왕권을 강조하여 유교근본주의 위에서 성왕정치를 주장하고, 율곡학파와 닿아 있는 노론은 신권을 강조하여 붕당정치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지금 민주당이 두 개의 당으로 나뉘어 지고, 당의 싸움도 커지고, 여전히 후대의 모습을 받고 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지금의 정치도 반 백년이 지나게 되면 세종 때와 정조 때의 모습처럼 우리에게 환상이었던 모습을 깨버리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사상은 다르겠지만, 우리도 지금 그 당시처럼 지금까지 인간이 만든 나라, 이상향의 나라 유토피아로 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 하나의 나라에 고대 모든 나라들은 도달하려 했고, 그 이후의 나라들은 유토피아로 돌아가려는 꿈이었던 듯. 성리학의 발상지 주나라처럼 우리도 유토피아로 가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이 아닐까...

유토피아는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나라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인간은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지만 이런 행복한 나라추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 파랑새의 이야기에서 파랑새를 찾으려 온 세상을 다 찾았지만, 결국 지쳐 돌아온 집에서 파랑새를 발견했다는 이야기에서의 파랑새를 행복에 비유한다면, 우리는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온 세상을 돌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고, 지친 나머지 자신의 집으로 돌아 왔을 때에서야 행복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고 하는 모습처럼 유토피아란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나라가 아니고,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단지 인식하지 못하는 나라가 아닌 가 생각되어진다. 마치, 소설 속에서 비치는 영원한 제국처럼.

by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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