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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비를잡는아버지 |  | |
| 나비를 잡는 아버지 먹색과 황색의 모노톤의 그림이 넓게 펼쳐져 아득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풍기지만, 그 서정성을 넘어 휘몰아치는 감동과 끈끈한 정에 저절로 같이 울고 웃게 되는 그림책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우. 자기가 값없이 보내는 하루하루에 좋은 학교, 훌륭한 선생 아래서 날마다 새로워 가고 높아갈 소학교 동창 경환이를 부러워하며 틈 있는 대로 그림을 그리는 아이이다. 이렇게 바우를 애닯게 하고 속상하게 하는 경환이는 보통 학교 때는 늘 바우에게 성적으로 머리를 눌려 왔지만, 집안 잘 사는 덕에 지금은 서울에서 상급 학교에 다니는 마름집 아들이다. 경환이가 방학을 맞아 고향집에 내려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척 보기에도 심술맞아 보이는 경환이는 모자까지도 삐딱하니 뒤통수라도 한 번 때려주고 싶은 상, 반면 넙데데한 얼굴에 부리부리한 눈, 송충이 눈썹을 한 바우는 그냥 보기에도 ´고집이 정자나무통만큼 뻣뻣´하리라는 것이 짐작이 간다. 이렇게 대조적인 두 등장인물이 한번쯤 대판 맞붙을 것은 눈에 보이듯 뻔한 일. 그런 예감과 함께 몇 장이 넘어가는 동안 긴장이 고조된다. 바우와 경환이는 소학교에서 서로 경쟁적인 관계이다.마름집 아들 경환은 소작농의 아들 바우에 대해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하지만 이 열등감은 자신만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여전히 가난하기만 하고 그래서 자신의 뜻과는 다르게 배움의 길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바우의 현실에 대한 멸시로 이어진다.경환은 방학때만 되면 서울에서 고향으로 내려와 나비를 잡으러 동네 친구들을 몰고 다니며 바우에게 보란듯이 으스대며 행세를 한다.바우는 늘 그게 고깝고 눈에 거슬리는데 마침 경환이 ?는 나비가 바우에게로 날아든다.바우는 별 어려울 것도 없다는 듯 나비를 잡고는 그만 경환이와 시비가 붙는다. 바우에게 말에서 힘에서 된통 당한 경환은 그 분풀이로 바우네가 소작을 못 부치게 자신의 어머니에게 낮에 일을 이른다.대신 바우가 나비를 잡아와 싹싹 빌면 용서해 주겠노라 하면서.. 바우네 부모는 그만 앞일이 깜깜해져 어서 바우에게 나비를 잡아 빌러 가라고 다그치지만 바우는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서운함만 더 크다.혼자 고학이라도 할 요량으로 언덕에 누워 이생각 저 생각에 잠긴 바우는 그만 나비를 잡느라 모밀밭 두렁에서 혼자 엎드렸다 일어섰다하며 그 똑똑치 못한 걸음으로 밭두렁을 지척지척 돌고 있는 아버지를 보고만다.바우는 그 순간 지금까지의 어두운 마음에서 벗어나 아버지가 무척 불쌍했고 정답고,아버지를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은 감격에 울음이 복받친다.아들을 위해 늙은 몸을 내던지는 아버지의 모습이 고마워서가 아니라 저렇게밖에 살 수 없는 아버지의 그 현실이 바우에겐 너무 가슴 아팠던 게 아닐까.그래서 그 끈끈한 혈연의 사뭇침이 어린 바우에게 늙고 삶에 지친 아버지의 그 가련함을 가슴 깊이 느꼈을 것이다..
by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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