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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없는날 |  | |
| 이원수 님이라면 나도 알고 있는 유명한 아동작가이시다. 어릴 적에는 작가의 이름을 유심히 보고 책을 읽지는 않아서 기억은 못하지만, 나도 읽으면서 자라지 않았을까? ´고향의 봄´이 이원수님의 시인 줄도 모르고 불러왔던 것처럼. 어린 사촌 동생의 책꽂이에서도 찾아 볼 수 있었던 이원수님의 동화들. 그 동화들 중 저학년 아이들이 읽을 만한 작품을 모아 놓은 것이 바로 이 ´엄마 없는 날´ 이라고 한다. 엄마가 외가에 다니러 간 사이, 혼자 처음으로 유치원에도 가고 큰길도 건너고 하면서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고, 또 그것을 엄마에게 자랑하고 싶은 영이의 마음이 잔잔하게 담겨있는「엄마 없는 날」, 우산 없이 지내던 옥이가 값비싼 비옷을 얻게되자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는「비옷과 우산」, 아버지에게 혼이 나서 야속한 마음에 집을 나왔다가 겁을 잔뜩 먹고 들어갔더니 아버지가 나무에 그네를 달고 계신 이야기인 「은이와 나무」는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나 귀엽게 표현되어 있어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게 한다. 꽃밭에서 누구에게도 관심 받지 못하고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던 해바라기가 추운 겨울날, 아궁이의 땔감이 되어 자신을 불태워 주변을 덥힌다는 「해바라기」와, 손자 전나무를 위해 대신 벼락을 맞는 할아버지 전나무의 혼을 그린 「불꽃의 깃발」은 아이들에게 희생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오롯이 헌신하는 사랑의 참된 의미를 들려준다. 또한 이 동화집에서는 우리 민족의 지난 아픔을 아이들의 눈으로 풀어내고 있다. 「도깨비 마을」은 돈과 양식만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서로를 헐뜯게 되는 도깨비가 나온다. 이 도깨비들과 마을 사람들은 오로지 자기 마을의 이익만을 위해 서로를 근거 없이 비난하게 되고 결국은 울타리로 나뉘게 되지만 아이들의 호기심과 ´똑같은 친구´라는 마음에서부터 두 마을은 화해를 이루게 된다. 건방진 일본계집아이에게 한 마디 쏴주고는 내심 겁이 나서 절로, 산으로 숨어 있는 정이의 이야기를 담은 「엄마의 얘기」. 이 동화에서는 마지막에 할머니가 ´일본 놈이면 제일인감? 우리 정이가 제일이지!´하고 하신 말씀이 마음을 아련하게 했다. 혹독하게 다루기만 하고 약속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서커스단장을 향해 몸을 불사르는 학두루미 이야기를 그린 「불새의 춤」, 전쟁을 좋아하는 한 노장군이, 자신을 따라서 개미떼를 죽이는 손자들의 잔인한 전쟁놀이에 충격을 받게 된다는 「장군의 화경」은 한달새에 4분의 목숨을 앗아가 노조의 분노를 일으키고, 이라크 전쟁에 전투병 지원 파병을 하겠다고 하여 국민의 우려를 사고 있는 정부의 정책을 다시 한 번 생각나게 하였다. 과연 이러한 이야기들이 아이들에게는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게 될까 궁금하다. 짤막짤막한 이야기들이지만 나도 ´아-´ 할 만큼 아이들의 생활이 아기자기 담겨있고, 또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놀라웠던 것은 이게 과연 동화의 소재로 적합한가 싶을 만큼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야기도 있었다. 사회성 짙은 이야기들이 동화로 쓰여졌다는 것과 그것을 아이들의 일상에서, 관심 있어 하는 것에서 소재를 찾았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과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들었다. 아이들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할까. 어리다고 얕은 사고, 모자란 생각을 하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있기에 그러한 것들을 아이들이 공감이 되도록 표현하기가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는 그러한 이야기들이 너무나 쉬운 단어로, 문장으로 아이들의 삶과 생각이 담겨져 있다.
by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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