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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안의 파시즘 |  | |
| ´교사, 학부모를 위한 책 목록에 웬 파시즘?´
이런 생각을 하실 분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파시즘이라 불리던 군사독재정권이 물러나고 민간정부, 국민정부가 들어선 지금까지도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여겨진다면…
진보적인 운동권 사람이 갑자기 기성 정치 체제에 들어가 그들과 같이 행동하는 걸 보고 의문이 들었다면…
아이를 길들이는데 중심이 놓인 학교 교육이 답답했었다면...
겉으로는 진보적인 척 하면서도 여자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잣대를 들어서는 남자들의 모습이 이상해 보였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
불행한 일이지만 우리한테 ´파시즘´이란 말은 너무나 익숙하다. 박정희에서 전두환, 노태우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어느 누구나 인정하는 파시즘을 경험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금은 파시즘이란 말은 과거의 역사(?) 속에 묻히고 김영삼 민간정부, 김대중 국민정부로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파시즘은 정말 사라진걸까?
이 책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단호히 말하고 있다. 물론 개념은 좀 다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파시즘과는 달리 여기서는 ´일상적 파시즘´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일상적 파시즘이란 말 그대로 일상적인 우리 생활에서 우리 몸안에 내재화된 파시즘을 말한다. 이 일상적 파시즘은 파시즘적인 규율에 놓인 우리 사회와 학교 교육을 통해 아주 자연스럽게 내재화 된다.
´반공´이라는 말만 들으면 괜히 몸이 움츠러든다 거나, ´여자가...?´라는 말만 들으면 기가 죽어야 하는 것 역시도 이 일상적 파시즘의 한 모습이다.
특히나 학교 교육은 일상적 파시즘의 재생산 구조라고 한다. 사회, 문화 가치, 통제 원리...를 우리는 학교에서 배운다. 그렇다고 이처럼 학교만 일상적 파시즘을 재생산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학교는 아이들을 단체로, 조직적으로 재생산해 국가주의의 강력한 지배를 받도록 하고 있다.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말이다.
´의식하지 못한다´.
아무런 생각 없이 행동을 한다는 뜻이다.
맞다. 특히 학교 교육에서 왜?라는 질문은 별로 통하질 않는다. 그냥 주어지는 걸 배우면 될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자라난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왜? 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기 쉽상이다. 명령을 받았을 땐 잘 수행하지만 자기 스스로 판단해서 창조적으로 일을 하기는 어렵다.
한나 아렌트가 예루살렘에서 열린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 과정을 지켜본 뒤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이히만이 유태인 말살이라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것은 결코 그의 악마적 성격 때문이 아니라, 아무런 생각 없이 직무를 수행하는 ´사유하지 않음´ 때문˝이라고.
박하사탕의 설경구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그런 면에서 마지막 장면의 외침, ˝나 돌아갈래˝라는 외침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대안부재!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이 책에는 대안이 없다고. 그게 문제라고.
물론 이 책에는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 이 책의 문제 의식은 우리 사회가, 우리 교육이 통째로 바뀌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 대안이 없다고 그냥 앉아만 있는다면 우리 역시 ´사유하지 않음´이라는 죄를 짓는 셈이다.
문제 의식에 동의한다면 작은 부분에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참고로 이 책의 차례를 소개한다.
1. 일상적 파시즘의 코드 읽기 임지현
2. 반공 규율 사회의 집단 의식
- 내 몸 속의 반공주의 회로와 권력 권혁범
- 전주의적 법 질서의 토대, 주민등록제 김기중
- 인간성을 파괴하는 한국의 군사주의 박노자
3. 가부장적 혈통주의의 배제 논리
- 한국 근대화 프로젝트의 문화 논리와 가부장성 김은실
- 진보, 권위 그리고 성 차별 권인숙
- 한국의 ´제3국인´, 외국인 노동자 유명기
4. 파시즘의 일상문화
- 너 뉘집 아들이야?(언어 안의 파시즘) 김근
- 한국 교회의 승리주의 김진호
- 한국 건축, 파시즘의 증식로 전진삼
5.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문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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