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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비어천가 |  | |
| 정인지외 : <용비어천가>
역자 : 김성칠 외 / 출판사 : 들녘 / 출판일 : 1997/10/1 / 페이지수 : 464
가을 하늘은 더 없고 맑고 푸르다. 이런 어느 날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며 <용비어천가>를 나에게 선물하는 이가 있었다.
<용비어천가>! 학교에서만 배워 왔고 말로만 들어 왔던 책이 내 손에 들어온 것에 대해 나는 기쁨과 근심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우선 ´고전´이라는 것에 대하여 딱딱하기가 벽돌 같고 이해할 수 없음이 철학적 같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용비어천가>는 모두 125장으로 되어 있다. 1-2장은 서장으로서 조선 왕조 개국의 심원함과 나라의 무궁한 번영과 발전을 기약하는 내용이고 3-109장은 본사로 볼 수 있는데 6대 조종의 영웅적인 사적을 기리고 있으며 110-125장이 결사인데 여기서는 앞으로 이 나라를 다스려 나갈 임금들에 대한 권고와 경계와 설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이 <용비어천가>는 목조, 익조, 도조, 환조, 태조, 태종이 사적을 미화한 사시(史詩)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내용 중에서 결사가 되는 부분을 살펴보겠다.
결사의, 임금이 되는 자에 대한 경계와 권고를 보면서 당시 임금의 행실은 그 자신 마음대로가 아니라 언제나 앞과 뒤를 생각하면 신중을 기해 이성적으로 살았음을 볼 수 있다. 한 임금에 의해 나라의 흥망이 결정되니 정말 중책이 아닐 수 없다.
제 112장에 ´왕사를 위하시거니 행진을 좇으사 불해갑이 몇 날이신 줄 알리. 망룡의 곤룡포에 보옥대 띠시어, 이 뜻을 잊지 마소서.´란 구절이 있다. 이것은 조선 태조가 나라를 위하여 동정서벌(東征西伐)하면서 갑옷을 벗고 편안히 쉬어 본 날이 많지 않아 그 노고의 덕택으로 이루어진 태평성대이니, 망룡이나 곤룡포에 옥대를 띤 호화로운 차림을 하고 있을 때에는 태조가 흙 묻은 갑옷을 벗지도 못하고 고생하시던 일을 잊지 말라는 권계이다.
또 113장엔, ´증민을 위하시거니 공전에 다니사 부진선이 몇 끼신 줄 알리, 남북 진수와 유하 옥식 받으사 이 뜻을 잊지 마소서.´란 구절이 있다. 이것은 조선 태조께서는 백성을 구하기 위하여 동분서주(東奔西走)하면서 끼니를 거른 일이 몇 번인지 모른다. 그러니까 임금 자리에 앉아 좋은 음식을 대할 때마다 그 일을 명심하고 정성껏 나라 다스리는 일에 힘써야 한다는 말이다.
이에 비해 요즘 사람들은 너무나도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라야 어떻게 되든, 나의 이웃이 어떻게 되든 간에 나만 잘 살면 된다는 파렴치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공익을 위하여 사사로운 이익을 버리는 사람은 세상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 옛날의 임금처럼 과연 끼니까지 걸러 가며 공익을 위할 사람 몇이나 되겠으며 또 어디에 있겠는가? 우리는 매스컴에서 절약과 질서 등에 관한 광고 등을 보고 듣는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보고 듣는 이 광고에서 우리 사회가 지금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이 작은 나라에서 우리는 얼마나 사치와 소비를 일삼는지.... 소득보다 소비가 많은 나라 대한민국. 외제가 뭔지 외제를 부르짖고 선호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새로운 정신 무장을 해야 한다. 몇 년 전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보지 않았던가? 나라가 없어 이리저리 떠도는 사람들. 어느 곳에서도 발붙이지 못하고 눈물짓던 사람들을....
이런 사람들이 정착한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그러나 지금의 이스라엘은 어떠한가? 핵을 보유하고 있고, 우리 나라보다 훨씬 더 잘 살고 있지 않은가! 이스라엘 사람들은 식사시간마다 조그맣고 질이 좋지 않은 떡을 식탁 위에 하나씩 놓는다고 한다. 그 떡을 가족들이 나누어 먹으며 고달팠던 지난날을 생각하며 새롭게 각오를 하곤 한다.
정말 우리 실정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똑같이 지난날을 불우하게 보냈으면서도 한쪽은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또 한쪽은 사치 풍조와 향락에만 눈 먼 사람들이 유달리 많은 나라. 이러다가 우리도 나라 없는 국민의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제 125장에 왕이 사냥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정사를 돌보지 않아 그 왕을 쫓아냈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우리가 너무 놀기를 좋아하고 사치를 좋아하고 외제를 선호한다면 우리는 분명 나라를 잃어버릴 것이다.
지금 우리의 경제는 어떠한가?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성어가 있다. 이것은 옛것을 익혀 새것의 지침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고전을 읽음으로써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난관에 부딪혀 왔는지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 고전을 많이 읽어야겠다.
by http://www.edu.co.kr/kwank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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