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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 |  | |
| 황순원 : <학>
출판사 : 소담출판사 / 출판일 : 2001년 6월 20일 / 페이지수 : 202
한 마을에서 단짝동무로 지냈던 성삼이와 덕재는 6·25가 나면서 이념을 달리하는 적대 관계로 만나게 된다. 치안 대원이 된 성삼이는 덕재가 체포되어 온 것을 보고는 청단까지의 호송을 자청하여 덕재를 데리고 나선다.
호송 도중, 성삼이는 유년 시절 때 호박잎 담배를 나눠 피우던 생각과 혹부리 할아버지네 밤을 서리하다가 들켜 혼이 난 추억들을 떠올리며 내적 갈등을 느낀다.
농민 동맹 부위원장까지 지낸 덕재에 대한 심한 적대감을 품기도 했으나, 대화를 하는 사이에 점차 적대감이 누그러지면서 덕재의 몰이념성을 알게 된다. 즉, 덕재는 스스로 공산주의 이념에 동조한 것이 아니라 빈농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용당했을 뿐으로 사실은 땅밖에 모르는 순박한 농민이었던 것이다.
덕재는 아버지가 병석에 누워 있었고, 또 농사에 대한 고집스러운 애착으로 인해 피난하지 않고 마을에 남게 된 사실을 이야기한다. 성삼이는 자신이 피난 가던 때를 회상하면서 농사일에 대한 걱정 때문에 피난하기를 끝까지 거부하시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덕재의 처지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다. 어느덧 덕재에 대한 증오심이 점차 우정으로 바뀌면서 ´고갯마루´를 넘는다.
성삼이는 고갯길을 내려오면서 전처럼 살고 있는 학 떼를 발견하고는 옛일을 회상하게 된다. 어린 시절, 학을 잡아 얽어매 놓고 괴롭히다가 사냥꾼이 학을 잡으러 왔다는 소문을 듣고 놀라서 학 발목의 올가미를 풀어준 적이 있었다. 그때 처음에는 제대로 날지 못하다가 자유로워진 학이 푸른 하늘로 날아갔던 일에 대한 추억이 그것이다.
성삼이는 덕재의 포승줄을 풀어 준다. 덕재는 처음에는 성삼이가 자기를 쏘아 죽이려고 이러나 보다고 멈칫거렸으나,
˝어이, 왜 맹추같이 게 섰는 게야?˝
하는 성삼이의 재촉에 무엇을 깨달은 듯 잡풀 사이로 도망친다. 때마침 단정한 학 두세 마리가 가을 하늘을 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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