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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  | |
| 전경린 :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출판사 : 문학동네 / 출판년월(초판) : 1999/8월/6 / 쪽수 : 286
<구름모자 벗기 게임>
상처 없는 영혼은 없다고 했던가! 어느 날 갑자기 구멍 뚫린 듯 휑한 자리가 드러나고 급기야 수습할 길 없는 혼란과 절망이 삶을 비웃는다. 주어진 삶마다 저마다의 아름다움과 개성이 독특하지만 한꺼풀 뒤집어 보면 삶의 얼룩덜룩한 무늬는 대체로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마치 비가 슬픔 속으로 가두어 놓듯 삶 또한 공허와 갈등으로 무장케 한다.
쉼 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헐거워지지 않은 것이 어디 있을까? 가장 행복한 한때의 편린들만 기억하면 생은 참 살만 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리라. 하지만 단순하게 재단 된 인생이 없듯 내일에 대한 꿈, 희망을 반납 할 만큼 불안과 불신이 끼어 들기도 하지 않는가! 또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무료한 권태까지 보너스로 받으며 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사람들은 탈출구로 불륜이란 일탈적 사랑을 꿈꾸는 지도 모른다. 틀에 박힌 단조로운 삶보다 지리멸렬될지도 모를 입체적인 삶의 궤도를 밟으려 한다. 이로 인해 삶의 탄력과 긴장을 맛보면서 말이다.
불륜은 어떤 매력이 있길래 달콤한 무화과처럼 우리 생을 흔드는 걸까? 이 금지된 사랑은 미혼 기혼 구분하지 않고, 개인의 윤리 도덕을 떠나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문화현상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그러기에 ˝절대˝ ˝부도덕˝ 어쩌구로 입막음하기엔 우리 앞에 유혹은 너무 많은 현실이다. 여전히 불륜뉴스가 세인의 주목과 회자되는 화제로 우선 손꼽히듯 이제 통속적인 불륜타령이 대중문화의 키워드가 되어가고 있다.
전경린의 장편 ˝내 생에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은 바로 배우자의 불륜을 화두로, 가정의 틀 안에서 안주하던 여성이 욕망에 대한 억압을 깨고 육체 희열과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드러나는 일탈의 결과를 보여준다. 실금이 간 항아리에서 물이 새 나오듯 한번 신뢰가 무너진 배우자부정이 원래대로 아무 일 없듯이 되돌려 생활하기엔, 우리 의식이 첨단문화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현실과는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을 어쩔 수 없다. 도대체 사랑의 깊이는 어디까지일까? 그리고 애증(愛憎)의 깊이도? 사람들은 흔히 그런다. 사랑을 유지하는 최선의 길은 그 사랑에 날개를 달아주는 일이라고.....하지만, 날아가려는 사랑을 잡기 위해 우린 돌이킬수 없는 상처를 주기엔 급급하지 않을까?
˝구름모자 벗기 게임˝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이 소설은 가정, 사랑, 그리고 인생에 있어서 욕망. 성(性)의 무게를 한번쯤 짚어볼 계기를 준다. 불륜은 늘 그렇듯이 비극적 결말로 끝맺음한다. 이 명백한 사실을 바꾸지도 못함에도 비도덕적인 사랑을 감행하는 이유는 어디 있을까? 이 소설에서도 게임을 제의하는 남자가 평판이 좋지 않음에도 여자는 참고하지 않는다. 논리와 지성으론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 바로 이 사랑감정이 아닐까 싶다.
영원이 모순으로 남아 있을 사랑, 새로운 활력과 기쁨을 안겨주는 사랑, 다가온 관심이 행복하다고 진실로 가치 있다고 여기기에 도덕적, 사회적 지탄과 가정 파괴범까지 소리를 들을지라도 덤벼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불쑥 찾아오는 허전한 마음을 누를 것이 없어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을 넘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인생은 어차피 꽉 채울 수 없는 빈 잔임을 우린 알고 있지 않는가! 이제 불륜은 너무나 낡은 언어가 되어 현실 곳곳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다. 갈수록 인간의 행복추구권이 강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시대에 행복을 기존 낡은 틀에 끼우려는 사고를 고수해서는 부작용만 는다. 서로간 신뢰에 금이 가지 않게, 서로가 지고 있는 짐을 덜어주기 위해 각자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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