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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지개에는 왜 검은색이 없을까요 |  | |
| 백은하 : <무지개에는 왜 검은색이 없을까요>
출판사 : 은행나무 / 출판일 : 2001/3/26 / 쪽수 :296
신경숙이나 은희경에서 볼 수 없는 매력을 그녀에게선 볼 수 있었다. 백은하의 소설은 너무나도 좋다.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곰이 될 것 만 같다. 순간순간 단락 단락이 가득 찬 언어로 싸여있다. 안개로 가득 찬 도시안개처럼 책을 읽는 순간의 유희의 시간이 끝나면 공허함이 남는다.
가득 차 버린 시적인 표현들. 한 인물이 마음속으로 독백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감성은 아닐까. 그녀는 삶을 안개로 뒤덮어 놓았다. 무수히 많은 물방울 입자들을 대신해서 글자 하나하나가 모여버렸다. 그리고 소설을 읽고 책을 덮으면 읽는 도중에 머릿속을 메우던 안개가 모조리 사라져 버린다. 현실이란 햇빛에 쐬여 증발해버린다.
그러나 꿈 속에선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세상엔 건조한 현실만이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그 점이 백은하 소설의 유쾌한 점이다. 그녀의 소설 속에선 간혹 가다가 오목볼록한 부분이 보인다. 그녀의 소설은 언어 구사력으로 봤을 때 판화의 원판과 같다. 그녀가 파내려간 판화의 그림은 전반적으로 깊게 패여 있는 양각처럼 보인다. 이따금 어설프게 불룩해져버린 면이 보이기도 한다. 그 어설프고 투박하게 묘사된 소설 속의 인물들은 그외의 다른 꽉 차게 묘사된 인물들의 삶과 섞여, 약물에 취한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일탈되어가 는 삶이다.
부조화 속의 조화가 이뤄진다. 판화를 완성하고 소설가는 흐뭇하게 웃는다. 그리고 종이에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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