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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는 남자
카롤린 봉그랑 : <밑줄 긋는 남자>

역자 : 이세욱 / 출판사 : 열린책들 / 출판일 : 1994/4/1 / 쪽수 : 158

이 책의 내용은 젊은 여성이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게 되는데 그 책에서 밑줄이 처져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런 식으로 밑줄들은 어느 남자가 주인공에게 보내는 메시지 형식처럼 신기하게 이어진다. 그리고 이 젊은 프랑스 여성은 그 알지 못하는 밑줄 긋는 남자에게 푹 빠지게 되고 공상 속에서 기뻐하기도 하며 의구심에 사로잡히기도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처음에 이 책을 고른 것은 책 제목에 이끌려서였다. 뭔가 미스테리하면서도 감각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적중했다. 내가 접해본 프랑스 소설은 고전을 제외하고는 몇몇 작품이 없다. 그것도 프랑스의 젊은 여류 작가의 소설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나와 몇 살 나이 차이가 안 나는 주인공의 시각을 통해서 참 우리 나라와 가치관의 차이가 나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기본적인 감정의 기복이라든지 그런 것은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이었다. 특히 이 소설의 주인공인 콩스탕스가 책에 푹 빠져서, 작가에 푹 빠져서 그런 것들을 모방하는 것에는 수긍이 갔다. 나도 맘에 드는 소설의 주인공을 발견하면 주인공을 모방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요즘엔 책 읽는 기쁨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기쁨을 아는 사람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작가도 젊은 여성이라서 그런지 주인공의 모습에는 현실성이 있다. 꾸밈없는 솔직한 프랑스 여성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재미가 있어서 좋다. 그들은 어딘지 변덕스럽지만 개성 강한 그런 사람들인 것 같다. 글의 맨 마지막 문구는 왠지 슬픔을 불러일으킨다. 주인공이 찾지 못한 밑줄 긋는 남자의 메시지인데 긴 여운을 남겨주며 글을 끝내고 있다.
이 소설에는 여러 작가들의 작품이 인용되는데 대부분 내가 읽어보지 못한 작품들이었다. 특히 주인공이 좋아하는 러시아 소설들은 이 책에서 처음 들어본 책들이었다. 그런 면에서 다른 양서들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점도 좋은 것 같다.
이 책에 푹 빠져서 나는 한때 도서관에 빌린 책에다 밑줄을 그었다. ´밑줄 긋는 여자´가 되어 보고 싶어서. 물론 그런 내가 우스워서 당장 지웠지만. 살아가면서 평범한 만남도 좋지만 이렇게 책을 매개로 만나는 상황도 멋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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