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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여자는 거기에 없다 |  | |
| 김지원 외 : <그 여자는 거기에 없다>
출판사 : 청아 / 출판일 : 1996/11/15 / 쪽수 : 218
김지원, 김채원 선생은 내가 아는 우리 나라 작가들 중에 거의 유일한 자매 작가들이다. 두 분 모두 이상문학상도 수상했을 만큼 문학성을 인정받는 실력 있는 중견작가들이다. 나는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들을 포함해 그분들의 작품을 몇 번 읽긴 했었지만 솔직히 조금 어렵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집, 그 여자는 거기에 없다>는 두 자매가 몇 년 전에 각자의 중편소설 한 편씩을 묶어 세상에 내놓은 두 번째의 자매소설집이다. 책 중간 중간에 있던 환상적인 파스텔톤의 예쁜 그림 삽화들이 우선 눈길을 끌게 했다. 겉 표지에는 두 자매가 함께 찍은 어린 시절의 모습이 있고, 책 표지 맨 뒤에는 각자의 변한 현재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있었는데 이것 역시 재미있었다. 어렸을 때는 함께 자라지만 커서는 서로 각자의 삶을 살아야 하는 현실을 이야기하려는 듯 성인이 된 작가들이 각자의 독사진을 내놓은 것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언니 김지원의 <집>과 동생 김채원의 <그 여자는 거기에 없다>라는 두 편의 중편 소설이 실려있다. <집>은 친구가 있는 초상화와 스승이 있는 초상화라는 짧은 두 개의 글로 이루어졌는데 각각 배경이 미국과 한국이다. 서로 별개의 이야기로 읽어도 상관이 없을 듯 보이는데 특히 두 번째의 스승이 있는 초상화 부분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김채원의 <그 여자는 거기에 없다> 역시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김지원의 글 마지막에 잠깐 김채원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까메오식 연결이 신선했을 뿐 작가들이 도통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파악할 수 가 없다. 독특한 삶의 이야기라고 밝힌 표지에서처럼 특이하다는 것은 분명한데 읽으면서도 그리고 다 읽고 나서도 좀처럼 의미를 알 수 없다.
도움이 될까 싶어 문학평론가가 쓴 해설을 읽었는데 제목이 ´집 없는 여자들의 집짓기´였다. 해설에 의하면 두 편의 소설들의 주제는 존재에 대한 고통스런 탐색과 확인의 과정, 또는 기댈 곳 없고 발 디딜 곳 없으며, 확인 받을 수 없는 인간의 존재가 세상의 표면 위를 표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세상은 무의미한 온갖 허접쓰레기들로 가득 차 있으며, 인간의 존재는 그 무의미한 세상 속에서 자기 자신만의 의미 있음을 스스로에게 확인시킬 수도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다루었으니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 당연할 것 같다.
한마디로 다 읽고 나서도 한참을 작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작품이다. 젊은 사람들이 읽고 소화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것 같다. 중년이상의 인생 연륜이 있는 사람들은 혹시 공감할 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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