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흑진주 |  | |
| 엘리자베스 로웰 : <흑진주>
역자 : 오현수 / 출판사 : 현대문화센타 / 출판일 : 2000/3/13 / 쪽수 : 398
<가슴 속의 상처>
˝블랙 트리니티˝의 제조 비법을 홀로 간직하던 렌은 그 때문에 살해당합니다. 불구인 남편에게 학대를 당해왔던 한나는 남편에게서 해방이란 자유는커녕, 제조 비법을 알지도 모른단 이유만으로 살해의 위협에 놓여있게 된답니다. 이제 구원을 요청할 사람은....?
놀랍게도 도와주러 온 아처는 남편의 이복 동생이었다는군요. 게다가 10 년간 그녀에 대한 비밀스런 열정을 간직한...
이제 그녀는 불신과 상처 그리고 살해의 위협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을는지?
˝상처˝
아마 이 작품의 가장 큰 모티브가 바로 그것 아니었을까요? 사생아로 태어나 비뚤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의 상처, 그로 인해 10 년간이나 ˝고양이에게 털을 뽑히는 새˝꼴이 되었던 여인의 상처,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여인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남자의 상처. 모두 가슴에 예리한 비수가 꽂힌 채 피를 철철 흘리는 모습이 눈에 선하더군요.
그럼에도 아처와 한나는 그 상처를 치유시키는 마법을 발휘하더군요. 심지어 악한일 수 있을 렌 마저도 상처받은 불쌍한 인간으로 이해하더군요. 기억나시죠? 그의 좋은 점을 추억하던 것, 어떤 남자도 믿을 수 없게 된 한나마저도 무의식은 일생일대의 이 남자를 믿으라고 하는 것 같더군요, 피 피 피, 피로 점철된 아처의 모습...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자신의 상처를 약한 것인 양 보여주지 않는 여타 남자와 달리 솔직히 드러내었던 아처의 모습에서였습니다. 아마도 알마님은 여기서 로웰의 발전된 필력을 발견하신 게 아닐지?
진주 양식과 거래에 관한 해박한 조사력을 자랑한 것도 이 작품의 매력중의 하나였습니다. 아직 마요르카 진주밖에 가지지 못한 저로선 부럽기 그지없더군요. 방대한 자료를 스토리 전개 속에 부드럽게 녹아내리게 하려면 얼마만한 필력이 필요한가는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입니다.
거기에 삶 속에서 상처받고 또 극복하는 인간의 모습을 공감할 수 있는 것 또한 행복이 아닐까요? 최근의 파티에서 만난 미국인 친구는 린다 하워드의 최신작을 읽고 있다는 나의 말에 고개를 설레설레하더군요. 베스트 셀러의 수위에 오를지라도 그녀의 건조함이 자신에겐 안 맞다고요. 처음엔 저도 놀랐어요, 한국에선 다른 작가는 명함도 못 내는데, 로맨스에도 재미와 함께 심금을 울려주는 뭔가가 필요한가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로웰의 이 작품은 나의 심금을 깊이 울려준 것이 되었답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