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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진다는것
소만 무렵의 햇빛은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봄 햇살과는 달리 제법 따갑다. 그래서 초록 나뭇잎들이 드리우는 그늘이 반갑다. 그런데 그 그늘 아래에 서 있는 시인의 마음에도 그늘이 지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소만의 초록에서 지나가버린 자신의 청춘을 보기 때문이다. 초록의 물비늘이 환하게 빛나는 때인 청춘은 소만이 지나면 끝인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小滿 지나/ 넘치는 것은 어둠 뿐’이고 ‘이제 무성해지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아쉬워한다. 청춘을 지나쳐 온 시인은 이제 ´그늘로만 이야기하고/ 그 어둔 말 아래’ 피어나는 꽃은 그늘에서만 자라는 맥문동의 보랏빛 꽃이다. 보랏빛에는 청춘의 화려함과 발랄함과 경쾌함이 없다. 봄이 왔다고 사람들은 들로 산으로 꽃구경을 가지만 꽃이 지고나면 그 뿐, 아무도 꽃 진 자리를 다시 채우는 나뭇잎들에 대해서는 노래하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 눈 밝은 나희덕님의 시는 꽃구경 나온 세상 사람들이 다 떠나고 난 그 자리에 남아서 나뭇잎들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시인은 그 나뭇잎들이 초봄 햇살에 막 고개를 내민 연둣빛 신록과는 다르고 한여름 매미가 몸을 숨기고 목청껏 울어대는 짙푸른 녹음과도 다름을 쉽게 알아챈다. 지금은 캠퍼스 뒷산에 신록이 펼쳐 오히려 삶의 푸르름을 감상하게 하지만 봄의 모습은 겨울을 지나 삶의 생동감을 떨쳐준다. 사람들은 이제 막 피기 시작한 꽃을 보고 그 모습에 감탄을 하지만 그 꽃이 겨우내 힘들게 삶을 생동하기 위해 지닌 고초를 모른다. 나희덕님의 시에세는 그러한 고초를 그의 시에서 함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기다림의 인연을 그리며 내가 그러한 고초를 느끼다가 어느 순간에 꽃을 틔우는 그런 모습인것 같다. 나희덕 님의 시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그리는 것이 한 여름의 성숙한 신록을 보면 더 확인이 되는것 같다.


by 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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