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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신 성충 |  | |
| 우리기획 - <충신 성충>
백제의 마지막 충신
백제 의자왕은 선왕인 무왕의 아드님으로서 지극히 담대하고 패기가 있는 분이어서 처음 왕의 자리에 올랐을 때는 모든 백성들이 그야말로 어진 임금님의 다스림으로 겨레의 소원인 삼국 통일이 이루어지리라고 믿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에 의자왕은 온 힘을 기울여 국력 배양과 국토 확장을 해서 이웃 신라 같은 나라는 백제에 병합이 되지 않나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나 십 년이 넘으면서부터는 왕이 안심을 한 탓인지 차차 부귀영화를 누리려만 하였다. 이렇게 차차 나라의 힘도 쇠약해져만 갔다. 이걸 알아챈 이웃 나라 신라는 차근차근 백제에 복수를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신라에는 무열왕이 오르고 유명한 김유신 장군까지 나타나기 시작하였지만 이런 걸 아는지 모르는지 백제 의자왕은 부귀영화만 누리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임금에게도 충신이 있었다. 바로 그 이름은 성충! 그는 타락한 왕께 수십 번씩이나 충고를 하였지만 이미 백제왕은 성충의 충고조차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신하들은 왕에게 충고를 했다가는 벌을 받는 것이 두려워해서 왕에게 감히 충고를 올리지 못했다. 그런 일을 백제의 제상 성충은 몇 번씩이나 하고 이번에도 충고를 하러 가고 있었다. 성충이 왕에게 찾아가자 왕은 귀찮듯이 모른 체 하였다. 성충은 왕이 계속 모른 척을 하자 무릎을 꿇으며 이렇게 말했다.
˝상감마마, 소인의 무릎이 비록 피투성이지만 임금께 충성하고픈 무릎이옵니다. 받으시옵소서˝
그러나 임금은 이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자는 척만 했다. 그러고 1시간... 2시간... 시간은 자꾸 흘러갔다. 젊은 사람도 그렇게 있으면 온몸이 쑤시는데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제상 성충은 오죽할까? 재상 성충은 온갖 고통을 참고 있는데도 왕은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드디어 재상 성충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임금의 얼굴에 떨어졌다. 그러자 임금은 벌떡 일어나서
˝에이 더러워, 감히 콧물을 흘리다니 여봐라 거기 누구 없느냐?˝
성충은 할말을 잃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왕에게 충고를 하였다.
˝상감마마 ! 지금 백제는 달걀을 쌓은 듯 위태롭습니다. 부디 예전의 상감마마로 돌아와 주소서.˝
그러나 이 마지막 성충의 절규도 끝끝내 소용이 없었다. 결국 성충은 옥에 갇히고 말았다. 죄목은 임금에게 콧물을 흘린 죄 둘째로는 신하의 도리로 왕을 호령했다는 것과 셋째는 왕의 명령을 거역했다는 것과 마지막으로는 요망스러운 소리로 백성의 마음을 어지럽게 했다는 것이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죄목이었다. 성충은 안 그래도 늙은 몸에다가 온갖 시련을 다 겪으니 몸이 말이 아니었다. 온몸이 성한 데가 없었다.
한편 의자왕은 더 이상 충고할 신하가 없자, 더더욱 태평성대를 누리기 시작했다. 충신 성충은 옥에 갇혀있었지만, 왕을 늘 생각했다. 성충은 피로 글월을 쓰기 시작했다. 피가 멈추면 손가락을 다시 깨물고 그러다 보니 손가락이 말이 아니었다.
˝상감마마, 마지막 글월이옵니다. 상감마마께서는 소신을 잊어버리셨으나 소인은 마마를 잊을 수 없어서 죽기 전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지금 시대의 변화로 보아 반드시 가까운 장래에 큰 전쟁이 있을 줄 믿어 의심치 않사옵니다. 전쟁은 반드시 미리 공격하는 것이 제일이나 그것이 불능할 때는 방비라도 충분히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장군 계백에게 명하셔서 이 두 포만으로도 미리 막아 두시면 소신 죽을지라도 눈을 감을 수 있겠사옵니다. 상감마마! 부디 만수무강하옵소서.˝
그 뒤에 계백 장군에게도 쓰려고 하였으나 이젠 더 기운이 없었다. 성충은 옥지기를 불러서 이 글을 왕에게 전했다. 왕은 그 때 잔치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왕은 성충을 잊은 지 오래였습니다. 왕은 이게 뭐냐?! 더럽게!~ 하고 편지를 읽어보지도 않고 땅에 버렸습니다. 뜻 있는 신하가 한 사람, 두 사람 모두 물러나 이 백제 조정에 그래도 아직 한사람이 남아 있었다.
그 사람은 계백장군이었다. 계백 장군은 성충의 소문을 듣고 혈서를 찾았다. 계백 장군은 그 혈서를 일고 나서 탄식을 했다. 계백 장군은 성충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 마지막으로 위로라도 하고 싶었다. 그는 감옥에 가보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이미 죽은 성충의 몸은 이미 싸늘하게 굳어있었다. 계백장군은 성충의 죽음을 보고 끝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훗날 백제의 의자왕은 충신 성충의 충고를 듣지 않고 태평성대를 누리다가 결국은 신라, 당 나라의 연합공격으로 백제가 멸망하고 만다.
아! 성충이여! 당신은 정말 백제의 둘도 없는 충신이에요! 다른 신하들은 자기의 몸만 생각해서 다들 가만히 있거나 벼슬을 그만 두고는 하는데 당신은 죽는 그 순간까지 백제의 앞날을 걱정하고 백제를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결국 백제는 멸망하고 말았지만 당신의 충성심은 끝끝내 빛날 것이에요. 타락한 왕에게 충고를 수십 번씩이나 하고 나중에는 왕에게 엄청난 수모를 겪고 옥에 갇혀서 온갖 시련을 다 겪어서 그쯤이면 왕을 원망할 만도 한데 당신은 옥에서 죽는 날 까지 왕과 백제를 생각하고 걱정했습니다. 그런 당신의 정신은 정말 말로도 다 표현할 수 가 없습니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으로써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에요. 우리들은 말로만 의리를 지킨다고 하죠.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할 수 있는 분은 바로 당신밖에 없을 거예요.
왕에게 이런 치욕을 당하면서 까지도 충성이라!?! 신하의 눈물을 콧물에 비유하는 왕에게 어찌 계속해서 충성을 다 바칠 수 있을까?! 게다가 자기를 잊은 지 오랜 왕에게 혈서를 쓴다 ? 결국 왕이 그 혈서를 버린 사실을 하늘나라에서 성충도 알았을까? 아마 그 사실을 알았다해도 성충은 왕에게 충성을 다하고 백제를 사랑하는 마음은 결코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21세기인 지금. 이 이야기와는 조금은 거리가 멀다고 생각되기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 제일 소중하고 필요한 본보기가 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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