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서를 써주고 후회하는 경우
각서 마스터·9분·
나에게 불리하다는 것과 법이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말입니다. 불리한 각서는 원칙적으로 그대로 유효합니다. 되돌릴 수 있는 자리는 강박, 궁박한 처지의 이용, 내용 자체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경우, 그리고 근로 관계에서 위약을 예정한 경우로 좁혀집니다.
강박은 무효가 아니라 취소이며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 궁박이나 경솔, 무경험을 이용해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입니다
그것만으로는 다툴 수 없는 사정
- 내용이 나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
- 그날 경황이 없어 제대로 읽지 못했다
- 상대가 강하게 요구해서 분위기에 밀렸다
- 서명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손해였다
- 그 자리에서 상의할 사람이 없었다
다툴 근거가 되는 사정
-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다면 취소할 수 있다
- 궁박한 처지를 이용해 급부가 현저히 불균형하면 무효다
- 내용 자체가 선량한 풍속에 반하면 무효다
- 근로계약 불이행에 위약금을 예정한 부분은 무효다
- 회사가 요구한 제한이 지나치게 넓으면 무효가 될 수 있다
후회와 무효 사이에는 넓은 간격이 있습니다
이 간격을 재지 않고 다투기 시작하면 시간만 흘러갑니다.
각서를 써 준 사람에게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은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상대가 몰아붙였고 그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었고 서명하지 않으면 더 나빠질 것 같았다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사정은 대부분 진짜입니다.
그런데 그 사정이 곧바로 법적인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계약은 원래 한쪽에 유리하고 다른 쪽에 불리하게 맺어지는 일이 흔하고, 법은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약속을 무르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어떤 약속도 지켜질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후회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억울함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사안이 어느 갈래에 놓이는지를 가르는 것입니다. 갈래가 정해져야 무엇을 준비할지, 기간이 붙는지, 누가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가 함께 정해집니다.
이 글은 그 지도입니다. 되돌릴 수 있는 자리 넷과 원칙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자리 하나를 나란히 놓고, 각각이 어떤 성질을 갖는지를 봅니다.
되돌릴 수 있는 자리는 네 갈래로 정리됩니다
무엇이 문제였느냐에 따라 효과와 기간이 함께 달라집니다.
법이 개입하는 자리는 크게 넷입니다. 각서를 쓰게 만든 방법이 문제인 경우, 결과의 균형이 문제인 경우, 적힌 내용 자체가 문제인 경우, 그리고 그 관계가 근로 관계여서 강행규정이 걸리는 경우입니다.
네 갈래는 효과부터 다릅니다. 어떤 것은 취소이고 어떤 것은 무효인데, 이 차이가 기간을 붙일지 말지를 가릅니다. 표의 가운데 칸이 그 자리입니다.
| 무엇이 문제였나 | 법이 주는 효과 | 기간이 붙는가 |
|---|---|---|
| 폭행이나 협박으로 쓰게 만들었다 | 취소할 수 있다 |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한 날부터 10년 |
| 궁박이나 경솔, 무경험을 이용해 급부가 현저히 불균형하다 | 무효다 | 요건이 엄격해 다투는 쪽이 증명한다 |
| 적힌 내용이 선량한 풍속에 반한다 | 무효다 | 내용 자체가 판단 대상이 된다 |
| 근로계약 불이행에 위약금이나 배상액을 미리 정했다 | 그 부분이 무효다 | 강행규정이라 서명 여부와 무관하다 |
| 그 밖에 나에게 불리한 내용이다 | 원칙적으로 유효하다 | 다툴 근거가 따로 필요하다 |
첫 줄만 취소이고 나머지 셋은 무효입니다. 이 차이가 실무에서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인데, 취소에는 기간이 붙고 무효에는 그 기간이 붙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음 절에서 이 성질을 따로 봅니다.
둘째 줄에서 자주 오해가 생깁니다. 궁박한 처지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다만 궁박과 경솔과 무경험을 모두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중 일부만 있어도 됩니다.
마지막 줄이 이 표에서 가장 넓은 칸입니다. 상담으로 들어오는 사안의 대부분이 실제로 여기에 놓이고, 그래서 이 줄을 앞의 네 줄과 섞지 않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취소와 무효는 시간을 대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취소는 늦으면 닫히고 무효는 처음부터 효력이 없습니다.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유효하다는 뜻입니다. 취소라는 행위가 있어야 비로소 없던 일이 되고, 그 행위에는 기한이 붙습니다.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각서를 쓴 날부터 10년입니다.
이 3년이 언제부터 세어지는지가 사안마다 갈리고 그것만으로도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압박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기간이 시작되지 않는다는 점을 포함해 기산점과 그 성질은 강요로 쓴 각서를 다투는 방법에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무효는 성격이 다릅니다. 처음부터 효력이 생기지 않은 것으로 보므로 언제 다투느냐가 그 자체로 관문이 되지는 않습니다. 대신 요건이 훨씬 까다롭고 그 요건을 갖췄다는 사실을 주장하는 쪽이 보여야 합니다.
그래서 실제 사안에서는 오히려 무효 쪽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간에 쫓기지 않는 대신 넘어야 할 문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두 길 중 어느 쪽에 서 있는지를 알아야 준비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여기서 가장 나쁜 선택이 하나 있습니다. 무효라고 믿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취소의 사안이었다면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이 그대로 기간에서 빠져나갑니다.
그 밖의 불리함이 원칙적으로 유효한 이유
서명이 인정되는 순간 문서가 앞서고 사정은 뒤로 물러납니다.
각서는 사법상의 의사표시를 담고 있으면 처분문서로 다루어집니다. 서명이나 도장이 자기 것이라는 사실이 인정되면 문서 전체가 진정한 것으로 추정되고, 그 위에서 적힌 내용이 그대로 받아들여집니다. 이 구조가 왜 무거운지는 책임을 다 지게 되는 자리를 다룬 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러니 나중에 덧붙이는 사정은 문서 뒤에 놓입니다. 경황이 없었다거나 읽을 시간이 없었다거나 분위기상 거절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은 그 자체로 문서를 밀어내지 못하고, 앞에서 본 네 갈래 중 하나에 들어맞아야 비로소 판단의 재료가 됩니다.
이 원칙이 가혹하게 들리겠지만 방향을 뒤집어 보면 이해가 됩니다. 서명한 문서가 사정에 따라 쉽게 흔들린다면 각서를 받아 두는 일 자체가 의미를 잃습니다. 문서를 믿을 수 있게 하려면 서명에 무게를 두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결론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이미 써 버린 각서라면 어느 갈래에 놓이는지를 빨리 가르고, 아직 쓰지 않았다면 이 원칙이 작동하기 전에 확인을 끝내는 것입니다.
어차피 무효라는 생각으로 서명하지 마십시오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것과 다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말입니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반대 방향의 오해가 생기기 쉽습니다. 어차피 부당한 각서는 무효가 되니 일단 서명하고 나중에 다투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이 생각이 실제로 사람들을 가장 곤란하게 만듭니다.
무효가 될 수 있다는 말은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 다투어야 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각서는 상대의 손에 자료로 남아 있고, 처분문서의 추정은 그 자료 쪽에 붙습니다. 이기더라도 그 길을 걸어야 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어느 갈래에 들어맞는지는 서명하는 시점에 알 수 없습니다. 나중에 보니 요건에 못 미쳐 원칙적으로 유효한 자리에 놓이는 경우가 훨씬 많고, 그때는 다툴 근거 자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바꿔야 합니다. 서명 뒤의 다툼을 계산하지 말고 서명 전에 확인하는 것이 언제나 더 적은 비용으로 끝납니다.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는 서명 전 확인 목록을 다룬 편에 항목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미 써 버렸다면 지금 가릴 것
마지막 줄을 일부러 넣어 두었습니다. 어느 갈래에도 들어맞지 않는 사안이 실제로 많고, 그 사실을 빨리 받아들이는 편이 낫습니다. 다툴 수 없는 것을 다투느라 시간을 쓰면 그동안 할 수 있었던 협상의 기회까지 지나갑니다.
다섯째 줄은 회사와의 관계에 있는 분만 표시하면 됩니다. 근로 관계에서는 서명 여부와 무관하게 효력이 부정되는 조항이 따로 있고, 그 범위와 예외는 직장에서 각서를 요구받은 상황을 다룬 편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표시한 항목을 들고 상담을 받으면 이야기가 빨라집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가 정리되어 있으면 남은 것은 그 갈래에 필요한 자료를 모으는 일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불리한 각서는 무효인가요?
불리하다는 것만으로는 효력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법이 개입하는 자리는 강박, 궁박한 처지의 이용, 내용이 사회질서에 반하는 경우, 근로 관계의 위약 예정으로 좁혀지고 그 밖의 불리함은 원칙적으로 유효합니다.
궁박한 상태에서 썼다고 하면 무효가 되나요?
궁박이나 경솔, 무경험을 이용했다는 사정과 함께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어야 합니다. 셋을 모두 갖출 필요는 없지만 불균형이라는 요건은 따로 필요합니다.
취소와 무효는 어떻게 다른가요?
취소는 취소한다는 행위가 있어야 효력이 없어지고 기간 제한이 붙습니다. 무효는 처음부터 효력이 생기지 않은 것으로 보지만 요건이 엄격해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나중에 다투면 되니까 일단 서명해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다툰다는 것은 그 결론까지 가야 한다는 뜻이고 그동안 각서는 상대의 자료로 남습니다. 게다가 어느 갈래에 들어맞는지는 서명하는 시점에 알 수 없습니다.
회사에 써 준 각서도 같은 기준인가요?
일부는 다릅니다.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약정은 강행규정으로 금지되어 있어, 서명했더라도 그 부분은 효력을 갖지 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