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로 쓴 각서의 효력

각서 마스터·10분·

취소할 수 있을 뿐이고, 취소하기 전까지는 유효합니다. 조문이 정한 말은 무효가 아니라 취소입니다. 그러니 협박을 받고 썼더라도 가만히 두면 그 각서는 그대로 남습니다. 무효가 되는 국면은 훨씬 좁습니다.

근거는 민법 제110조 제1항이며, 급부와 반대급부가 현저하게 균형을 잃은 경우에는 제104조가 별도의 길로 열려 있습니다

자주 듣는 말

협박당해서 쓴 각서는 무효라서 신경 쓸 것 없다.

조문이 정한 것

협박을 받고 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을 뿐이고, 취소하기 전까지는 효력이 그대로 남는다.

자주 듣는 말

나에게 너무 불리한 내용이니 제104조로 무효다.

조문이 정한 것

제104조는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어야 걸린다. 불리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주 듣는 말

일단 두었다가 문제가 되면 그때 무효라고 말하면 된다.

조문이 정한 것

취소는 하는 것이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고, 그 권리에는 기간 제한이 붙어 있다.

세 줄 모두 가만히 두면 각서가 살아남는다는 같은 사실에서 갈립니다.

무효와 취소는 다른 길입니다

하나는 처음부터 없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있던 것을 없애는 일입니다.

강요를 받고 쓴 각서를 두고 가장 많이 오가는 말이 그런 것은 무효라는 한마디입니다. 짧고 시원한 답이지만 조문과 맞지 않고, 그대로 믿으면 다툴 수 있었던 자리를 잃습니다.

두 낱말의 뜻부터 갈라 두어야 합니다. 무효는 그 법률행위가 처음부터 아무 효력을 갖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누가 무엇을 하지 않아도 이미 그렇습니다. 취소는 다릅니다. 일단 효력이 생겨 있고, 취소권을 가진 사람이 취소하겠다는 뜻을 밝혀야 비로소 그 효력이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가 사라집니다.

그러니 어느 쪽이냐는 물음은 말장난이 아닙니다. 무효라면 상대가 그 각서를 들고 나와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지만, 취소라면 내가 움직이지 않는 한 각서는 살아 있는 문서로 남아 앞 글에서 본 처분문서의 증명력을 그대로 발휘합니다.

강요로 쓴 각서가 어느 쪽인지는 조문이 정해 두었습니다. 다음 절에서 그 한 줄을 봅니다.

미리 말해 두면 답은 취소입니다. 무효가 되는 경우가 아예 없지는 않지만 그것은 예외적인 국면이고, 그 예외의 문턱이 얼마나 높은지는 셋째 절에서 다룹니다.

조문이 쓴 낱말은 취소할 수 있다입니다

법이 정한 것은 없던 일로 된다가 아니라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다입니다.

사기와 강박을 함께 다루는 조문이 민법 제110조입니다. 세 개 항으로 되어 있고, 항마다 다루는 국면이 다릅니다.

제1항이 원칙을 정합니다. 제2항은 협박한 사람이 계약의 상대방이 아니라 제삼자였을 때를 다루고, 제3항은 그 사이에 사정을 모르고 끼어든 사람을 보호합니다. 각서 사안에서는 제2항이 뜻밖에 자주 쓰입니다. 각서를 받아 간 사람과 실제로 겁을 준 사람이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110조(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①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 ② 상대방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 제삼자가 사기나 강박을 행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 ③ 전2항의 의사표시의 취소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민법 제110조

제1항의 끝을 다시 보십시오. 취소할 수 있다입니다. 무효로 한다가 아닙니다. 같은 민법 안에도 무효로 한다고 적어 둔 조문이 여럿 있으니, 조문이 낱말을 가려 쓴 것으로 읽어야 합니다.

제2항의 조건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제삼자가 겁을 준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취소가 됩니다. 각서를 받은 사람이 그 사정을 전혀 몰랐고 알 수도 없었다면 이 길은 좁아집니다.

무효가 되는 국면은 문턱이 높습니다

겁을 먹은 정도로는 모자라고, 스스로 정할 여지가 통째로 없어져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강요로 쓴 각서가 무효가 되는 일은 없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자리는 매우 좁습니다.

판례가 세워 둔 기준은 이렇습니다. 단순히 불법적인 해악을 알려 공포를 느끼게 하는 정도로는 취소 사유에 머무릅니다. 무효까지 가려면 그 강박의 정도가 의사표시를 하는 사람에게서 스스로 결정할 여지를 완전히 빼앗아, 남은 것이 법률행위의 껍데기뿐이라고 할 만한 수준이어야 합니다.

이 차이를 감으로 재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다투게 되면 그날의 상황을 하나씩 세우게 되는데, 무섭긴 했지만 어떻게 할지 스스로 고르기는 했다면 대개 취소의 영역에 머무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마주치는 사안의 대부분은 취소로 풀립니다.

아래 표는 두 길이 어떻게 갈리는지를 한자리에 모은 것입니다. 오른쪽 두 칸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어느 쪽을 주장하느냐에 따라 준비할 것이 달라집니다.

구분취소의 길무효의 길
근거민법 제110조 제1항!강박 정도에 관한 판례 법리
요구되는 상태해악을 알려 공포를 느끼게 한 정도!스스로 결정할 여지가 완전히 박탈된 상태
다투기 전의 효력각서는 유효하게 살아 있다!처음부터 효력이 없다
누가 무엇을 하는가취소권자가 취소의 뜻을 밝힌다!따로 할 일이 없다
실무에서의 빈도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예외적인 국면에 그친다

표의 오른쪽 칸을 노리다 왼쪽 칸의 기회를 흘려보내는 일이 잦습니다. 무효라고 굳게 믿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는 경우입니다. 두 길 가운데 넓은 쪽은 왼쪽이라는 점을 먼저 기억해 두십시오.

덧붙이면 협박한 사람에게 형사 책임이 따르는지는 이 글의 물음과 다른 층입니다. 형사에서 어떻게 되든 각서의 민사상 효력은 위의 기준으로 따로 판단합니다.

협박이 없었더라도 걸리는 조문이 있습니다

한쪽이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주고받은 것이 얼마나 기울었는가를 봅니다.

강요라고 부를 만한 장면이 없었는데도 각서가 무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근거는 민법 제104조입니다. 앞 조문과 나란히 놓이지만 문제 삼는 지점이 다릅니다.

제110조가 협박이라는 행위를 겨냥한다면, 제104조는 그 결과로 주고받게 된 것이 얼마나 기울었는지를 겨냥합니다. 그래서 목소리를 높인 사람이 없어도, 심지어 서로 웃으며 서명했더라도 이 조문이 개입할 여지가 생깁니다.

조문의 요건은 두 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객관적으로는 주는 것과 받는 것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어야 하고, 주관적으로는 그 불균형한 거래가 한쪽의 궁박이나 경솔이나 무경험을 이용해 이루어진 것이어야 합니다. 두 층을 모두 세워야 하므로 문턱이 낮지 않습니다.

제104조(불공정한 법률행위)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

민법 제104조
궁박과 경솔과 무경험을 다 갖춰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셋 가운데 일부만 갖추어도 됩니다. 다만 그 사정을 이용해 현저하게 균형을 잃은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점이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궁박이라는 말은 어떤 상태를 가리키나요

막히어 급하고 어려운 사정을 뜻합니다. 경솔은 보통 사람만큼 곱씹어 보지 않고 판단해 버린 것을, 무경험은 경험이 부족한 것을 가리킵니다.

내용이 나에게 많이 불리하면 이 조문으로 되나요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현저한 불균형이라는 객관적 요건이고, 여기에 그 불균형이 상대의 사정을 이용해 만들어졌다는 주관적 요건이 더해져야 합니다.

제104조가 겨냥하는 것은 약한 자리에 있는 사람의 사정을 이용한 폭리행위입니다. 그래서 조문의 결론이 취소가 아니라 무효로 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요건이 엄격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각서 사안에서 이 조문이 떠오르는 자리는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당장 급한 사정이 있는 쪽이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무엇이든 적어 준 경우입니다. 그런 정황이 있다면 제110조와 제104조를 함께 검토해 볼 만합니다.

가만히 두면 각서는 살아남습니다

취소는 저절로 되는 일이 아니라 하는 일입니다.

이 글의 결론은 조문 하나가 아니라 조문의 낱말에서 나옵니다.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은 취소하지 않으면 그대로라는 뜻입니다. 강요를 받았다는 사정이 아무리 뚜렷해도, 그것이 스스로 각서를 지우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취소권은 언제까지나 손에 남아 있는 권리가 아닙니다. 민법은 취소권이 소멸하는 기간을 따로 정해 두었고, 그 기간이 지나면 사정을 아무리 잘 설명해도 다툴 수 없게 됩니다. 이 기간이 얼마이고 언제부터 세는지, 그리고 협박한 쪽에 어떤 형사 책임이 따르는지는 강요로 쓴 각서를 다투는 방법에서 조문과 함께 다룹니다.

그래서 이 글이 남기려는 문장은 하나입니다. 무효인지 취소인지를 가리는 일보다 먼저 할 것은, 다툴 뜻이 있다면 미루지 않는 것입니다. 아래 세 줄이 그 판단의 순서입니다.

  • 취소인가 무효인가먼저 가릴 것
  • 취소의 의사표시취소라면 필요한 것
  • 정해진 기간놓치면 닫히는 것
가운데 칸을 건너뛰면 오른쪽 칸이 먼저 닫힙니다.

한 가지 덧붙입니다. 각서의 내용 자체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경우라면 강요가 있었는지와 무관하게 다른 조문이 개입합니다. 그 갈래는 무효가 되는 각서 조항에서 따로 다룹니다.

반대로 내용이 나에게 불리할 뿐이라면 그것만으로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불리한 약속도 원칙적으로는 유효한 약속입니다. 이 둘을 섞으면 다툴 수 없는 것을 다투다 정작 다툴 수 있었던 것을 놓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협박을 받고 쓴 각서는 무효인가요?

원칙은 무효가 아니라 취소입니다. 민법 제110조 제1항이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취소하기 전까지는 각서가 유효하게 남습니다.

그러면 무효가 되는 경우는 없나요?

있지만 좁습니다. 강박의 정도가 스스로 결정할 여지를 완전히 빼앗아 법률행위의 외형만 남았다고 볼 정도여야 합니다. 겁을 먹은 정도라면 취소의 문제로 다룹니다.

협박한 사람이 각서를 받아 간 사람이 아니면 어떻게 되나요?

민법 제110조 제2항이 그 경우를 다룹니다. 제삼자가 강박을 행한 때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습니다.

내용이 지나치게 불공평하면 그것만으로 무효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민법 제104조는 궁박·경솔·무경험을 이용해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경우를 무효로 하므로, 불리하다는 사정만으로는 요건을 채우지 못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두면 시간이 지나 없던 일이 되나요?

반대입니다. 취소는 취소권자가 해야 효력이 생기고, 취소권에는 소멸 기간이 정해져 있어 미룰수록 다툴 수 있는 자리가 좁아집니다.

각서를 쓸 때 옆에 사람이 있었는데 도움이 되나요?

그날의 정황을 세우는 데 보탬이 됩니다. 다만 그것으로 각서가 지워지지는 않고, 취소를 주장하는 쪽이 강박이 있었다는 점을 세워야 하는 구조는 그대로입니다.

각서
마스터
각서 마스터비즈폼 각서 서식 담당 · 최종 수정 2026년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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