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액이 걸린 각서 쓰는 법
각서 마스터·8분·
금액이 걸린 각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를 언제까지 지급하는지가 숫자로 적혀 있는가입니다. 사문서가 집행권원 쪽으로 건너가려면 일정한 금액의 지급 등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여야 한다는 요건을 지나야 하므로, 금액이 비어 있으면 그 길이 처음부터 닫혀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56조 제4호는 공증인이 작성한 공정증서일 것 · 일정한 금액의 지급 등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일 것 · 강제집행 인낙 문언이 있을 것이라는 세 가지를 모두 요구함 · 금액을 한글과 숫자로 함께 적으라고 정한 조항은 없고 변조를 어렵게 하려는 관행임
미지급 대금 전액을 지급하겠습니다.
미지급 물품대금 원금 4,800,000원(사백팔십만원)을 지급하겠습니다.
월 100만원씩 갚아 나가겠습니다.
2027년 2월부터 6월까지 매월 말일에 각 1,000,000원씩 합계 5,000,000원을 지급하겠습니다.
손해액은 추후 협의하여 정하기로 한다.
2027년 1월 8일자 수리 견적서의 금 2,300,000원을 기준으로 하되, 실제 수리비가 그보다 적으면 그 금액으로 한다.
금액이 있어야 열리는 길
금액을 적는 것은 문서를 정중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열어 두는 일입니다.
각서를 받아 두는 쪽이 최종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그 문서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문서인 각서만으로는 재산을 처분하는 절차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그 절차로 넘어가려면 공증인이 작성하는 공정증서라는 단계를 거쳐야 하고, 여기에는 요건이 세 가지 붙어 있습니다. 공정증서라는 형식이어야 하고, 일정한 금액의 지급 등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여야 하며,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취지가 적혀 있어야 합니다.
이 가운데 둘째 요건이 각서의 운명을 갈라 놓습니다. 성실히 근무하겠다거나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킬 대상이 금액이 아니어서, 아무리 정성껏 만들어도 그 통로를 지나가지 못합니다.
반대로 얼마를 언제까지 지급하겠다고 적힌 문서는 그 통로 앞에 설 수 있습니다. 금액을 적는다는 것은 이 갈림에서 어느 쪽에 설지를 정하는 일이고, 그래서 이 편이 이 클러스터에서 가장 실익이 큰 자리입니다.
금액을 적는다는 것은 세 가지를 적는 일입니다
얼마인지, 무엇에 대한 것인지, 어떻게 나온 숫자인지가 함께 적혀야 금액이 됩니다.
첫째는 크기입니다. 숫자로 적힌 원금이 있어야 하고, 이 자리에 전액이나 잔액 같은 말이 들어가면 기준이 되는 총액이 문서 밖에 남게 됩니다. 문서 밖에 있는 숫자는 나중에 양쪽이 다르게 기억합니다.
둘째는 대상입니다. 같은 사람 사이에 여러 건이 얽혀 있는 경우가 흔하고, 그때 이 금액이 어느 건에 관한 것인지가 적혀 있지 않으면 갚은 돈이 어디에 충당되었는지부터 다투게 됩니다.
셋째는 산정 근거입니다. 견적서나 세금계산서, 미수금 내역처럼 그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한 줄로 적어 두면 금액을 두고 벌어지는 다툼의 절반이 사라집니다. 근거 서류가 있다면 그 날짜와 제목까지 적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세 가지가 갖춰지면 금액 문장은 대개 두 줄을 넘지 않습니다. 길게 적어야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가리키는지가 분명해야 강해집니다.
- 지금 확인된 금액을 숫자로 옮겨 적는다전액이나 잔액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그 시점의 숫자를 그대로 적습니다. 확인이 덜 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빼고 확정된 금액만 먼저 적습니다.
- 그 금액이 어느 거래에 관한 것인지 붙인다거래의 이름과 기간을 함께 적으면 나중에 다른 건과 섞이지 않습니다. 여러 건을 한 문서에 담을 때는 건별로 줄을 나눕니다.
- 숫자가 나온 근거를 한 줄로 남긴다견적서와 내역서, 계산서처럼 이미 있는 서류를 가리키면 됩니다. 근거를 새로 만들 필요는 없고 있는 것을 지목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 언제까지 지급할지를 같은 문장 안에 넣는다금액과 기한이 떨어져 있으면 어느 금액에 붙은 기한인지가 흐려집니다. 회차로 나눈다면 회차마다 금액과 날짜를 짝지어 적습니다.
- 금액 문장만 따로 읽어 확인한다그 자리에 없던 사람이 읽어도 얼마를 언제 누구에게 주는지가 읽히면 이 절의 작업은 끝난 것입니다.
세 번째 단계를 건너뛰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사람이 이미 아는 숫자이니 근거까지 적을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것인데, 문서가 필요해지는 시점은 그 앎이 어긋난 시점입니다.
확정되지 않은 금액을 억지로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정하지 못했다면 언제 어떤 방법으로 정할지를 대신 적어야, 뒤에 협의하자는 말만 남지 않습니다.
한글과 숫자를 함께 적는 것은 관행입니다
그렇게 적으라고 정한 조항은 없고, 고치기 어렵게 만들려는 실무입니다.
금액을 적을 때 아라비아 숫자 옆에 한글을 함께 쓰는 문서를 자주 봅니다. 이것을 법이 정한 형식이라고 알고 계신 분이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 적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고, 한쪽만 적었다고 문제가 생기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관행이 오래 유지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숫자만 적힌 금액은 자리 하나를 더하거나 지우는 것으로 크기가 크게 달라지지만, 한글이 함께 적혀 있으면 두 표기가 어긋나 손댄 흔적이 드러납니다.
그래서 이 관행은 문서를 강하게 만드는 장치가 아니라 나중에 손대기 어렵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목적을 알고 쓰면 어디에 적용해야 하는지도 분명해집니다. 총액과 회차별 금액처럼 다투어질 숫자에 적용하면 되고, 참고로 적어 둔 숫자까지 그렇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덧붙이면 금액을 고쳐야 할 일이 생겼을 때의 처리도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이미 서명이 끝난 문서의 숫자를 한쪽이 손보면 그것은 정정이 아니라 다른 문제가 되므로, 그 갈래는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금액이 적혀 있어도 그것만으로 집행되지는 않습니다
금액은 다음 단계로 갈 자격을 만들 뿐 그 단계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금액을 정확히 적고 기한까지 못 박아 두면 문서가 완성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 상태는 통로 앞에 선 것이지 통로를 지난 것이 아닙니다.
앞에서 본 세 요건 가운데 문서에 금액을 적어 채울 수 있는 것은 둘째 하나뿐입니다. 공정증서라는 형식과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취지는 각서를 정성껏 쓰는 것으로는 갖춰지지 않고, 공증인 앞에서 별도의 절차를 밟아야 생깁니다.
그러니 금액을 적어 두었으니 이제 언제든 압류할 수 있다고 안심하시면 안 됩니다. 그 각서로 할 수 있는 것은 지급을 요구하는 일이고,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여전히 법원을 거치는 절차가 남습니다.
그렇다고 금액을 적는 일이 헛수고인 것도 아닙니다. 금액이 비어 있으면 그 뒤의 어떤 절차도 시작할 수 없고, 적혀 있으면 필요할 때 다음 단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달라지는지는 공증을 다룬 편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 금액 자리에 자주 적히는 말 | 무엇이 정해지지 않았나 | 어떻게 바꾸나 |
|---|---|---|
| 전액 · 잔액 | 기준이 되는 총액이 문서 밖에 남는다 | 그 시점의 금액을 숫자로 옮겨 적는다 |
| 추후 협의하여 정한다 | 정할 사람과 정할 시점이 함께 비어 있다 | 산정 근거와 확정 시점을 대신 적는다 |
| 실제 손해액 전부 | 크기가 없어 증명 문제로 되돌아온다 | 지금 확인된 금액을 적고 범위를 좁힌다 |
| 매월 얼마씩 | 몇 회로 끝나는지가 적혀 있지 않다 | 시작 달과 끝 달, 회차별 금액을 적는다 |
| 원금 4,800,000원(사백팔십만원) | 대상과 크기가 함께 읽힌다 | 그대로 두면 된다 |
표의 둘째 줄이 가장 자주 나옵니다. 그 자리에서 금액을 두고 다시 이야기하기가 껄끄러워 미루는 것인데, 미루면 그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고 다투는 자리로 옮겨 갑니다.
어겼을 때 얼마를 더 지급하기로 할지는 이 절이 아니라 위반 시 조치를 다룬 편의 몫입니다. 두 금액은 성격이 다르므로 같은 줄에 섞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금액 문장에서 조심할 나머지
숫자를 적을 때 함께 따라오는 항목들이 있는데, 확인하지 않은 값을 넣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금액이 들어가면 그 옆에 무엇을 더 적어야 할지 고민이 생깁니다. 늦게 주면 얼마를 더 붙일 것인지, 언제부터 세는 것인지 같은 항목들인데, 이 자리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수치를 넣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하고 싶다면 두 사람이 합의한 내용을 그대로 문장으로 옮기되, 어디서 본 듯한 비율을 기억에 의존해 적는 일만은 피하십시오. 잘못 적힌 숫자는 나중에 그 조항 전체를 흔듭니다.
또 하나 자주 섞이는 것이 시간의 문제입니다. 언제까지 지급하는가와 언제까지 요구할 수 있는가는 다른 축인데, 한 문단에서 다루면 읽는 쪽이 기한이 지나면 못 받는다는 뜻으로 이해합니다. 시간과 관련된 축은 따로 다룬 편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서를 몇 부 만들어 누가 가질지도 정해진 규정이 없습니다. 다만 금액이 걸린 문서라면 양쪽이 같은 문서를 한 부씩 갖는 편이 뒤에 확인하기 쉽습니다.
금액이 걸린 각서에서 실제로 해야 할 일은 많지 않습니다. 크기와 대상과 근거를 적고, 기한을 붙이고, 확인하지 않은 값을 넣지 않으면 대부분 끝납니다.
그 뒤의 선택은 이 문서를 어디까지 끌고 갈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공증까지 갈지 여부는 금액의 크기와 상대와의 관계를 보고 정하면 되고, 그때 필요한 판단 재료는 관련 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각서에 금액을 반드시 적어야 하나요?
적으라고 정한 조항은 없습니다. 다만 금액이 없으면 일정한 금액의 지급 등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라는 요건을 채우지 못해 공정증서로 갈 여지가 닫히고, 다툼이 생기면 크기를 다시 증명해야 합니다.
금액을 한글로도 적어야 효력이 있나요?
그렇게 적으라고 정한 조항이 없어 숫자만 적어도 효력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두 가지로 적는 것은 나중에 숫자에 손대기 어렵게 하려는 관행입니다.
금액을 적어 두면 바로 압류할 수 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금액은 세 가지 요건 가운데 하나를 채울 뿐이고, 공정증서라는 형식과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취지는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갖춰집니다.
금액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하나요?
모르는 숫자를 지어내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근거로 언제까지 확정할지를 대신 적어 두면 적어도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문서에 남습니다.
늦게 주면 얼마를 더 받기로 정해도 되나요?
당사자가 정한 내용을 문장으로 옮기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확인하지 않은 비율을 기억에 의존해 적으면 그 조항 자체가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합의한 내용만 적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