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서 이행 기한을 정하는 법
각서 마스터·7분·
이행 기한은 날짜로 좁혀 적어야 그다음 절차가 비로소 작동합니다. 언제까지가 비어 있으면 이행을 요구할 시점 자체가 서지 않아서, 금액을 정확히 적어 둔 각서라도 그 금액을 언제부터 요구할 수 있는지가 문서에 남지 않습니다.
각서의 유효기간을 정한 조항은 없고 시간과 관련해 법이 정해 둔 것은 소멸시효 하나뿐임 · 사문서가 집행권원으로 건너가는 통로인 공정증서는 일정한 금액의 지급 등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일 것을 세 가지 요건 가운데 하나로 요구함(민사집행법 제56조 제4호)
언제까지가 비면 그다음이 전부 멈춥니다
기한은 약속의 부속물이 아니라 약속을 작동시키는 장치입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하려면 지켰어야 할 시점이 먼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그 시점이 없으면 아직 지킬 때가 오지 않은 것인지 이미 어긴 것인지를 가릴 방법이 없고, 요구하는 쪽은 언제부터 요구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정할 수 없습니다.
재산을 건드리는 단계까지 생각하면 이 공백이 더 크게 보입니다. 사문서인 각서가 집행 쪽으로 건너가는 통로는 공증인이 작성하는 공정증서인데, 그 통로가 전제하는 것은 일정한 금액의 지급 등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입니다.
청구라는 말에는 이미 시점이 들어 있습니다. 언제부터 달라고 할 수 있는지가 정해져야 청구의 모양이 갖춰지므로, 시점을 비워 둔 각서는 금액이 적혀 있어도 그 금액을 언제 요구하겠다는 것인지를 말해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한은 마지막에 덧붙이는 항목이 아닙니다. 금액을 적기로 마음먹었다면 그 옆자리는 이미 비워 둘 수 없는 자리입니다.
기한을 적는 방식은 세 가지입니다
날짜로 못 박거나, 어떤 일이 있고 나서 며칠로 세거나, 여러 번에 나누어 적는 방식입니다.
가장 단순한 것은 달력의 날짜를 그대로 적는 방식입니다. 다툴 여지가 거의 없고 읽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지도 않아, 정할 수 있다면 언제나 이쪽이 낫습니다.
정확한 날짜를 아직 못 박을 수 없을 때는 기준이 되는 사건을 지목하고 거기서 며칠을 세는 방식을 씁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준 사건이 언제 일어났는지를 양쪽이 똑같이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서로 다른 날을 기준으로 세면 기한이 둘이 됩니다.
여러 번에 나누어 이행하기로 했다면 회차마다 날짜가 붙습니다. 첫 회와 마지막 회만 적고 가운데를 비워 두는 문서를 자주 보는데, 비워 둔 회차는 지켰는지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 없는 상태로 남습니다.
아래 표는 세 방식이 각각 무엇을 적어야 성립하는지와, 실무에서 어느 자리가 자주 무너지는지를 짝지어 둔 것입니다.
| 적는 방식 | 성립하려면 무엇이 있어야 하나 | 자주 무너지는 자리 |
|---|---|---|
| 달력 날짜 | 연월일이 그대로 적힌 한 줄 | 가장 다툼이 적고 옮겨 적기도 쉽다 |
| 사건 기준 기산 | 기준이 되는 사건과 세는 일수 | 기준 사건의 날짜를 양쪽이 다르게 알고 있다 |
| 회차 분할 | 회차별 날짜와 회차별 금액 | 가운데 회차가 비어 지켰는지 판단할 수 없다 |
| 조속히 · 빠른 시일 내 | 시점이 아니라 태도를 적은 표현 | 요구할 수 있는 날이 정해지지 않는다 |
| 형편이 되는 대로 | 이행 여부를 한쪽이 정하게 되는 표현 | 약속의 시점이 상대의 판단에 넘어간다 |
표의 아래 두 줄은 기한을 적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적지 않은 경우입니다. 쓰는 자리에서는 배려로 느껴지는 표현인데, 그 배려는 문서가 필요해지는 시점에 요구할 근거가 없는 상태로 돌아옵니다.
정할 수 없어서 비워 두는 것과 정하기 껄끄러워 비워 두는 것은 다릅니다. 앞의 경우라면 언제 정할지를 대신 적을 수 있고, 뒤의 경우라면 그 껄끄러움을 문서 밖에서 먼저 해결해야 합니다.
나누어 이행하기로 할 때 함께 정해 두는 것
회차를 쪼개는 순간 정해야 할 항목이 회차 수만큼 늘어납니다.
분할은 이행을 쉽게 만드는 대신 문서를 복잡하게 만듭니다. 한 번에 끝나는 약속에는 날짜가 하나뿐이지만 여섯 번에 나누면 날짜가 여섯 개이고, 각 날짜마다 얼마를 이행하는지가 함께 붙어야 합니다.
회차별 금액을 적지 않고 총액과 횟수만 적는 문서가 흔합니다. 나누어 떨어지는 금액이면 문제가 덜하지만 나머지가 남는 금액이면 마지막 회차가 얼마인지부터 갈리고, 그 갈림은 마지막 회차가 다가올 때가 아니라 첫 회차가 어긋날 때 이미 시작됩니다.
한 회를 어겼을 때 나머지를 어떻게 다룰지는 당사자가 약정으로 정하는 사항입니다. 정했다면 그 내용이 문서에 남아 있어야 하고, 정하지 않았다면 정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남습니다.
그러므로 분할을 적을 때의 실무는 회차 표를 만드는 일에 가깝습니다. 회차 번호와 날짜와 금액이 한 줄씩 대응하도록 늘어놓으면 빠진 칸이 눈에 보이고, 빠진 칸이 없다는 것을 양쪽이 함께 확인한 뒤 서명하면 됩니다.
나누어 떨어지지 않는 금액이면 회차별 금액이 갈립니다. 회차마다 얼마인지를 적어 두는 편이 나중에 다시 계산하는 수고를 없앱니다.
말일은 달마다 날짜가 달라지지만 어느 날인지 정해지므로 시점으로서는 성립합니다. 다만 시작하는 달과 끝나는 달을 함께 적어야 회차 수가 확정됩니다.
어겼을 때 무엇을 하기로 할지는 위반 시 조치를 다룬 편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기한을 적는 자리에서는 시점을 먼저 확정해 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기한이 지났다는 말의 뜻
기한이 지났다는 것은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지 권리가 사라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기한을 정해 두면 그날이 지나기 전에는 이행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한은 요구하는 쪽을 묶는 장치이기도 하고, 그 점 때문에 기한을 적기 싫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그날이 지나면 요구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이때부터 문서는 비로소 쓸 데가 생기는 것이고, 기한이 지났으니 이 각서는 이제 쓸모없다는 이해는 방향이 거꾸로 된 것입니다.
각서의 유효기간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로 오해에서 나옵니다. 문서가 시간이 지나 낡으면 효력을 잃는 구조가 아니고, 유효기간을 정한 조항 자체가 없습니다. 시간과 관련해 법이 정해 둔 것은 소멸시효 하나입니다.
다만 시효는 기한과 다른 축이므로 한 문단에 섞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기한은 언제부터 요구할 수 있는가를 정하는 문제이고 시효는 요구할 수 있게 된 뒤의 시간을 다루는 문제여서, 각각을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기한 문장이 무너지는 자리
시점을 적었다고 생각한 문장의 절반은 시점을 적지 않았습니다.
문서를 다 쓴 뒤 기한과 관련된 문장만 따로 뽑아 읽어 보면 무너진 자리가 금방 드러납니다. 다른 문장에 둘러싸여 있을 때는 그럴듯해 보이던 표현이, 떼어 놓고 보면 아무 날짜도 가리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조심할 것은 조건과 기한이 섞인 문장입니다. 어떤 일이 이루어지면 그때 이행하겠다는 문장은 조건을 적은 것이지 시점을 적은 것이 아니어서, 그 일이 영영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행할 날도 오지 않습니다.
아래 항목을 하나씩 확인하면서 걸리는 것이 있으면 그 문장으로 돌아가십시오. 대부분은 문장을 다시 쓰는 것이 아니라 날짜 하나를 더 적어 넣는 것으로 해결됩니다.
서명 전 기한 점검
여섯 항목 가운데 마지막 두 개가 가장 자주 걸립니다. 사람 사이의 사정을 배려한 표현일수록 시점이 흐려지기 때문인데, 배려는 기한을 흐리는 방식이 아니라 기한을 넉넉하게 잡는 방식으로 하는 편이 서로에게 낫습니다.
기한이 정해졌다면 그다음은 금액과 위반 시의 조치입니다. 두 항목은 고려할 것이 달라 각각 따로 다루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각서에 기한을 안 적으면 무효인가요?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행을 요구할 시점이 정해지지 않아 언제부터 지키지 않은 것인지를 가릴 수 없게 되고, 그 상태로는 문서를 근거로 무언가를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각서에도 유효기간이 있나요?
유효기간을 정한 조항이 없습니다. 문서가 시간이 지나 저절로 힘을 잃는 구조가 아니고, 시간과 관련해 법이 정해 둔 것은 소멸시효뿐입니다.
기한을 상대가 원하는 대로 넉넉히 잡아도 되나요?
날짜로 정해져 있다면 길고 짧음은 당사자가 정할 문제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기간의 길이가 아니라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표현입니다.
매월 얼마씩이라고만 적으면 되나요?
며칠에 이행하는지와 몇 회로 끝나는지가 함께 적혀야 회차가 확정됩니다. 시작과 끝이 없으면 언제까지 계속되는 약속인지가 문서에 남지 않습니다.
기한이 지나면 각서가 쓸모없어지나요?
그 반대입니다. 기한이 지나야 이행을 요구할 수 있는 상태가 되므로, 그때부터 문서를 쓸 자리가 생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