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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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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박미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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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에도 없던 바람이다
머리칼 쓸어올리며 눈 흘기는 사이
바람은 벌써 저 만큼 갔다
그래, 여기는 본디 바람의 길이었는지도 모르지
내가 그의 길을 막았는지도 모르지
비켜, 비켜, 바람이 자꾸 소리친건 아닐까
작게 몸 접으며 비켜 가느라
바람도 상처를 입었는지 모르지
내 마음 속에 길 하나 품고 있듯
작은 풀잎이거나 먼지이거나 이슬조차도
제 길 하나씩 품고 살테지
가끔은 남의 길로 가야 할 때도 있고
잘못 접어든 것들에게 제 길을 내줄 때도 있을테지
모퉁이에서 부딪치는 낯설음을 향해 웃을 때도 있을테지
돌이거나 흙이거나 혹은 마음 속까지
어디에고 제 길을 내는 물줄기처럼
길 하나, 자취 없는 길 하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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