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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칡범´인가 ´갈범´인가 |  | |
| ´칡범´인가 ´갈범´인가
범을 무섭게 일컫는 말이 호랑이입니다. 사자와 더불어 흉맹하기로 이름난 맹수입니다. 그러나 이 호랑이는 우리들의 심리 속에서는 매우 친밀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짐승입니다. ´예도옛날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로 시작되는 얘기의 도입부를 장식하기도 하고, 민화 가운데 자주 해학적으로 그려지기도 하여 벽장문이나 두껍단이 위에서 늘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그저 얘기 속에나 나오는 짐승, 속담에나 나오는 짐승으로서, 우리가 실생활에서는 만날 수 없는 짐승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다가 동물원에라도 가서 호랑이를 보아도 늘 눈을 감고 누워 있는 모양, 또는 하릴없이 어슬렁어슬렁 걷는 모양이나 볼 수 있을 뿐, 날쌔고 흉폭하게 날뛰거나 공격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운 점이 이런 생각을 불러일으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동물의 세계 등을 묘사한 영화나 비디오를 보면, 우리의 이런 생각이 얼마나 멍청한 것인가를 실감하게 해 줍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렸듯이 호랑이는 사자와 더불어 밀림의 왕자라 불리는 맹수임에 틀림없습니다.
´칡범´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범을 표범과 구별하기 위하여 이르는 말이 ´칡범´입니다. 종래에 ´칡범´은 ´갈범´이라 하던 것입니다. 역사적으로도 ´갈범´이 오래된 말인데, 일부 지역에서 ´갈범´을 ´칡범´이라 하면서, 그 말이 더 세력을 얻어 널리 쓰이게 됨으로써 표준어가 된 것입니다. 즉, 방언이던 ´칡범´이 표준어가 되고, ´표준어´이던 ´갈범´이 방언이 되었습니다.
* 대화(부부간) *
(남) : ˝여보, ´사슴을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라는 시 기억나오?˝
(여) : ˝다는 기억할 수 없지만, 그 뒤에 ´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라는 구절이 오는 줄은 알지요.˝
(남) : ˝그 시가 박두진 시인의 시인지는 기억하겠는데, 처음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생각이 안 나는데.˝
(여) :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로 시작되지요.˝
(남) : ˝맞아, 8?15광복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계기를 맞아 그 환희와 격정을 노래한 ´해´라는 시지.˝
* 여러분 잠깐만! *
´앵두나무´라 할 때의 ´앵두´를 표준어로 하고 ´앵도´를 버린 것도 단수표준어로 하고자 한 것일까요?
그렇습니다. ´앵도´와 ´앵두´는 동일 의미에 유사음성 중 하나를 택한 것이고, ´칡범´과 ´갈범´은 동일 의미에 그 어원적 구성이 다른 것 중 하나를 택한 단수표준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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