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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세프 로트블라트 |  | |
| 노르웨이의 노벨상위원회는 1995년도 노벨 평화상을 물리학자이자 반핵운동가인 요세프 로트블라트(Joseph Rotblat)와 그가 오랫동안 이끌어온 ´과학과 국제정세에 관한 퍼그워시 회의´(the Pugwash Conferences on Science and World Affairs)에 수여했다. 여기에는 중국과 프랑스의 핵실험에 대한 저항감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로트블라트는 물리학자로서 한때 원자폭탄 개발에 참여했으나, 이후 그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고 핵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을 연구하는 데 진력해왔다. 핵 무장해제와 군비제한을 지지하는 이들 과학자 단체의 노력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 50주년이 되는 1995년에야 마침내 인정을 받은 셈이었다.
로트블라트는 1908년 11월 4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은 뒤, 1939년 영국으로 건너가 리버풀대학교의 강사가 되었다. 그후 영국 연구진의 일원으로서 미국으로 간 그는 뉴멕시코 주의 로스앨러모스에서 최초의 원자폭탄 개발계획인 ´맨해튼 계획´에 미국 과학자들과 함께 참여했다. 원자폭탄의 탄생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썩 내키지 않았던 그였지만 처음에는 이 원자폭탄이 독일의 위협을 저지하는 데만 사용될 것으로 믿었던 것이다. 그는 그 무기가 연합국인 소련을 견제할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1944년에 연구소를 떠나 리버풀로 돌아갔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로트블라트는 영국 시민이 되어 물리학의 평화적 이용, 특히 핵의학 분야의 이용에 헌신했다. 그는 리버풀대학교에서 핵물리학 연구를 지도한(1945~49) 뒤 런던대학교의 세인트바솔로뮤 병원 의과대학 교수(1950~76)가 되었다.
1955년에 로트블라트는 일단의 과학자들과 함께 핵무기 폐기를 촉구하는 버트런드 러셀과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성명서에 서명했다. ˝핵무기는 인류의 존속을 위협한다˝고 선언한 이 성명서에 서명한 과학자들 가운데에는 노벨상 수상자였거나, 후에 노벨상을 받은 학자가 10명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1957년에는 이들 서명과학자들의 참여 하에 제1차 퍼그워시 회의가 개최되었으며 이후 이 회의는 연례회의로 정착되었는데, 퍼그워시란 이름은 첫 모임이 열린 캐나다 노바스코샤 주의 작은 마을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이 회의에 초빙된 약 25명(과학자가 대부분임)의 참가자들은 논문을 발표하거나 청취한 다음 군비제한에 대한 문제를 토의한 후, 각자 자기 나라의 핵정책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고국으로 반핵 메시지를 가져갔다. 1995년도 회의는 히로시마에서 열렸다. 로트블라트는 1957~73년 이 단체(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음)의 사무총장을 지낸 데 이어 1988년부터는 의장을 맡아왔다.
퍼그워시 회의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군비경쟁을 벌이고 있는 당사국들 사이의 대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각국에서 핵무기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과학자와 정부관리들이 회의의 연사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냉전시대에 미국의 일부 관리들은 퍼그워시 회의가 소련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퍼그워시 회의가 군비축소로 직접 이어졌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회의에서 이루어진 토론은 각국 정부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끼친 것으로 여겨졌으며, 1962년의 쿠바 미사일 위기 때는 사태를 해결하는 데 이바지하기도 했다.
로트블라트의 저서로는 〈과학과 국제정세 Science and World Affairs〉(1962)·〈퍼그워시 Pugwash〉(1967)·〈평화를 추구하는 과학자들 Scientists in the Quest for Peace〉(1972)·〈과학자와 군비경쟁 및 군비축소 Scientists, the Arms Race and Disarmament〉(1982)·〈공존과 협력 및 공동안전 Coexistence, Co-operation and Common Security〉(1989)·〈협력을 통한 지구의 안전확립 Building Global Security Through Co-operation〉(1990)·〈21세기의 안전한 세계를 향하여 Towards a Secure World in the 21st Century〉(1991)·〈기로에 선 세계 A World at the Crossroads〉(1994) 등이 있다. 이 저서들 대부분은 모든 나라의 과학자들을 세계평화 건설에 끌어들이려는 그의 집념을 반영하고 있다.
Margaret Barlow 글 | 金碩禧 옮김
by http://preview.britannica.co.kr/spotlights/nob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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