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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연을 정복하며, 자연에 적응하며
이겨낸 자,
독수리, 사자, 곰, 호랑이의 눈빛이
국경선 가까이
가을 하늘가에 타오르고 있다
한때 밤하늘을 뒤덮던 그들의 포효가
천년 울울창창한 산림의 고요를 삼켜
그 곳에 사는 작은 짐승들을
대화재의 위협에 떨게 하였다

실제로 흰머리산 기슭
숯 굽는 집에 불이 나 온산에 옮겨 붙을까
숲 속 짐승들은 전전긍긍
잣나무숲 밤낮없이 치솟는 불길 피해
국경선을 끼고 도는 강물 속으로
몸을 던져 뛰어들어 헤엄쳐서
맞은 편 낯선 땅으로 달아났었다

그렇게 한번씩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이 스스로 그렇게 생겨먹은 탓 ,
뜻하지 않은 대화재가 큰 숲에 나서
낙락장송 큰 나무들 몽땅 태워 먹고
그 재거름에 새로운 양치류가 자라나고
그 사이 햇살 나르듯 어린 짐승들 오가며
어린 나무 여린 잎새들 물어뜯으며 성장할 때
그 곳은 어느새 우거진 검은 숲으로 자라있었다

다시 큰 홍수가 나서 큰 숲을 이루고 있는 것들
분노의 발톱으로 할퀴듯이 다 떠내려보내고
벌거벗은 기슭에 새로운 햇살을 쬐어주어
새로운 풀과 나무들 자라나게 하며
모든 것을 비워버린 강하구에 이르러서야
다시 힘을 합쳐 새로 집을 짓는 이재민들처럼
인간은 끝없이 위협해오는 자연의 재해를
부단히 정복하며 그렇게 자연에 적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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