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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들 |  | |
| 가장 가까운 곳에서 힘을 주면서도 그 가까움 때문에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 관계인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만드는 책 한 권을 만났다.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제목부터 이 세상에서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은 가족밖에 없음을 암시하면서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박진감 넘치는 소재 하나 없으면서도 이 책은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책을 읽어 내려가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그것은 동서양을 비롯해 남녀노소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소재로 때로는 우리의 눈물을 훔쳐내고 또 때로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 한 자락을 발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눈부신 21세기의 문명 속에서 점차 가족애를 잃어가며 처음부터 나를 존재하게끔 만드는 힘이 가족이라는 사실을 잊어가는 우리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는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가족 이야기 32편을 실화로 엮어나가고 있는데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에서부터 형제간의 사랑 그리고 부부간의 사랑 등 가족간에 있을 수 있는 모든 사랑을 다루고 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서양 사람들이지만 가족간의 사랑은 나라와 인종을 초월하는 것이라 이질감을 느낄 수 없었다.
32가지의 이야기 중 내 가슴에 와 닿는 2가지는 “편지”와 “사랑한다고 말했더라면”이다.
“편지”는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다룬 것으로 늙어 치매에 걸리신 아버지를 간호하다가 아버지에게 보낸 자신의 지나간 25년간의 편지를 보면서 부모의 사랑에 감사하는 딸의 이야기다. 병에 걸린 아버지를 귀찮게 여기는 자식이 나중에는 그동안 자신에게 아낌없이 베풀기만 했던 부모의 사랑을 느끼는 부분에서는 참 많은 생각과 반성을 했다. 병들고 나이 든 부모님을 버리는 오늘날의 무서운 현실 속에서 우리는 너무 소중한 것들을 잊으며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기본 도리마저 저버리고 산 것은 아닌가하는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다.
“사랑한다고 말했더라면”은 꼭 핏줄로 묶여야만 가족이 되는 건 아니라는 우리나라에서는 찾기 어려운 서양인들의 사랑이 담겨있어서 퍽이나 신선했다. 내 핏줄이 아니면 가 족이 아닌 우리의 이기심을 부끄럽게 만드는 이 이야기는 양아버지의 사랑이 친가족보다 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양아버지의 사랑을 거부하다가 돌아가신 후에야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은 걸 후회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 할 수 있었다.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들>은 따뜻한 가족의 소박한 이야기로 가슴 속에 울림을 주는 책이다. 그 울림은 강하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끊이지 않는 힘으로 우리가 잊고 지내온 가장 소중한 가족을 만나게 해준다. 파도와 같은 강렬한 감동은 없으나 호수와 같은 잔잔한 감동이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는다. 책갈피 갈피마다 숨어있는 사랑하는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 형제들은 병풍처럼 나를 둘러싸 보호해주고 사랑해준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각인시켜주었다. 이 책은 삶이 힘들어 목구멍까지 슬픔이 밀려올 때, 삭막한 세상이 두려워 눈물이 나려고 할 때, 삶의 고비에 처해서 큰 용기가 필요할 때 읽으면 참 좋을 책일 듯싶다. 그런 인생의 가장 큰 고비일 때 내게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가족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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