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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들의 ‘새싹 사랑’
경찰관들의 ‘새싹 사랑’…현상금 2000만원 소년소녀가장돕기 국민일보 기탁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도피중이던 수배범을 붙잡아 받은 현상금 2000만원을 소년소녀가

장 돕기에 기탁한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경찰관들이 있다．낮과 밤도 없이 검문초소에

서 힘들게 근무하면서도 그들의 가슴엔 불우한 이웃과 기쁨을 함께 하겠다는 따뜻한

정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지난달 13일 오후 2시쯤 서울 개화동 강서경찰서 개화검문초소에 근무중이던 윤완수

초소장(49·경위) 김민식 경사(37) 최재현(22) 정윤진(22) 수경은 검문에 불응하는 30

대 남자를 붙잡았다．심문 끝에 밝혀진 이 사람의 신원은 지난 99년 동양증권 재직시

309억원을 횡령하고 도주해 수배된 김모씨(39)였다．위조된 주민등록증을 지닌 채 도

피행각을 벌이던 김씨는 윤 경위 등이 지문을 대조하자 결국 혐의 사실을 털어놨다．

하지만 김씨는 연행 도중 “돈을 줄테니 눈감아 달라”며 거액을 꺼내놓으며 유혹하기

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소중지자 벌금미납자 등 검거 실적에서 1945건이라는 전국 최고를 기

록한 이들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오히려 이들을 당혹하게 한 것은 동양증권측이

고맙다며 건넨 현상금 2000만원이었다．이들은 한동안 현상금의 용도를 놓고 난상토론

을 벌였다．직원 복지에 쓰자는 의견부터 불우한 경찰가족을 돕자는 소리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그러나 결국 소년소녀가장 돕기 운동에 전액을 기탁키로 했다．그런 결정이 내려지자

소년소녀가장돕기 캠페인을 12년째 벌이고 있는 국민일보와 자연스럽게 연락이 닿아 6

일 오전 돈을 전달하게 됐다고 한다．

“우리 미래는 아이들 아닙니까．힘겨운 소년소녀 가장들이 잘 자라나 이 사회의 등불

이 됐으면 합니다”

윤 경위는 미소를 지으며 거금을 선뜻 내놓았다．김 경사는 “고향에 계신 아버지께

서 어린 새싹들이 바르게 자라도록 도움을 주기로 한 일에 대해 매우 기뻐하시더라”

며 너털웃음을 지었다．묵묵히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는 이들의 뒷모습은 탐욕에 젖어

흐려진 요즘 세태와는 너무 달라 보였다．

[국민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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