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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겐 너무 아름다운 그들! |  | |
| [배한성/성우]
예수님 역할을 할 배우를 찾아 헤매던 한 연극 연출자가 드디어 예수님과 흡사한 사람을 찾아냈다. 성스
러운 이미지하며 영락없는 예수님 모습이었다. 가득한 애정과 우수어린 눈빛, 인자한 미소까지..... 몇년
후, 이 연출자는 유다를 주인공으로 한 연극을 위해 또 다시 배우를 찾으러 다니게 되었다. 한참을 헤맨
끝에야 술집에서 유다역에 딱 들어맞는 사람을 발견했다. 비열함과 간교함에다 음흉함까지 빼다 박은 유
다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유다역으로 찾아낸 사람이 몇 년 전 예수역을 맡았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이 얘기는 사람이 사는 모습에 따라 성인처럼 보일 수도 있고, 잘못 살면 유다같은 비열한 배반자의 모습
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하고 있다.
사람이 그렇게 극단적으로 표리부동하게 살기야 할까만 결코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다중인격적인 삶을 살
기도 해서 인간관계가 삭막하고 살벌하기까지 한 요즘이다. 사기꾼, 강도가 줄을 서고 심지어는 살인도
서슴지 않는 게 오늘날 세상의 모습이다.
그런 가운데서 삶을 아름답게 사는 이들은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 더구나 그런 사람이 내 주변에 있다
면 축복받은 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참으로 고맙게도 그런 사람이 나에게도 있어 자랑(?)하고 싶다. 아
름다운 나의 사람들을!
이 석태란 친구는 중학교 때부터 만났다. 40여년 한 평생을 지내왔는데 지금도 문득 고마움을 느낀다. 고
등학생 때였다. 졸업과 함께 다른 친구들은 대학에 간다며 떠들썩할 때 난 풀이 죽어 있었다. 집안 형편
상 도저히 대학에 갈 수 없었던 것이다. 지적 호기심이나 자존심이야 누구 못잖았지만 등록금 마련부터
가 불가능했다. 그렇게 자포자기 상태로 있는 나에게 용기를 준 것이 석태, 그 친구였다. 당장만 보지 말
고 앞날을 생각해 무리를 해서라도 대학 진학을 해야한다며 자기 친척에게 부탁해 대학 등록금을 빌려주
기까지 했다.
먼저 집사람의 사망 소식을 듣고 너무도 막막했던 때에도 그 친구가 달려와 사고 현장인 지방까지 내려
가 주었다. 그가 아니였다면 그 참담한 고통을 어떻게 수습할 수 있었을까... 물론 지금의 아내를 만났을
때도 친구부부는 너무도 기뻐하면서 말했다. 좋은 짝 만나게 해달라고 얼마나 기도했는 줄 아느냐고... 눈
물나도록 고마운 친구부부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이 친구만큼이나 나의 가슴에 아름답게 머무는 이가 송 도순씨다. 방송 일이란 것이
프리랜서다 보니 동료, 선·후배가 때론 경쟁 상대처럼 서먹해질 수가 있다. 집단적이기보다는 개인주의적
이기 쉽다. 교통방송에서 10년 넘게 짝궁을 하고 있는 그녀는 시간이 지날수록 참 아름다운 여자다라는
생각이 든다.
한때 나는 세련됨보다는 털털한 것이 좋다고 고집하면서 내 머리를 내가 자르고 다니는 원시인(?)같은 생
활을 했다. 제멋에야 겨울 수 있지만 송 도순씨 보기엔 무척이나 추리했었나 보다. 어느 날 나를 강제로
유명 미용실에 데려갔다. 죽지 못해 갔는데 이게 웬일인가!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모양을 내니 우중충하
던 인물이 전혀 다른 이미지로 재탄생된 것이었다. 지금도 의상부터 구두, 악세서리까지 일일이 간섭(?)
을 하면서 훌륭한 코디 역할을 해준다. 같이 하는 파트너가 빛나야 함께 시너지 효과(?)가 있기 때문이기
도 하겠지만 덕분에 난 젊어졌다든가, 중후해졌다는 인사를 많이 받고 있다.
나한테 어떻게 해주었기 때문에 누군가를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건 너무 단순한 판단이다. 너나
없이 바쁘게 사는 세상에 타인을 배려하는 정성이 아니면 고마움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아름다운 심성을
가진 사람들은 특정한 누구에게만 아니라 모두에게 베풀고 헌신하며 봉사하고 있다. 그런 삶의 모습에 감
사만 하지 말고 나도 타인에게 그렇게 해주고 싶은 동기를 부여 해주는 그런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이었
으면....
이 글을 쓰신 배한성님은 성우로 활동 중이시며 교통방송의 ´함께 가는 저녁길´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http://www.goodpeo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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