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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을 찾아 떠난 여인을 위한 시초(詩抄) |  | |
| 새벽 두 시,
글쓰기 작업에 몰두하는
아름다운 녹색의 시간
한 소녀가 가출한다
달빛 아래 돌계단이
뱀처럼 구불텅거리며
무덤으로 이어지던 달동네
좁은 어시장 골목 속
깨진 기와 부서진 담벼락
과부 엄마와 언니 동생
가난과 불화를 피하여
목포행 야간열차를 탄다
손에 든 소설 서태후(西太后)
술꾼 아저씨 피해
자는 척 눈을 감고
밤의 세상을 보고 듣는다
목포역 앞 광장
신의 허리같이 긴 포도에
쏟아지는 쌀알같은 햇살
맑은 바닷 바람의 손길이
비린 부두 더럽혀진 내장을
깨끗이 훑어 씻어내린다
소녀가 외친다
노란 감귤처럼 굴러와
부서지는 파도를 향해
평생 자유의 서약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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