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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시/장/에/서/ 받/은/ 도/전/ |  | |
| [이상래님]
작년에 이사를 하고 새벽 시장을 갔다.
입구에서 토스트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였다.
참고 골목으로 들어 갔다.
지난날 삶에 지치면
열심히 산 사람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종종 시장을 들린 것이 생각났다.
그 때는 상인들이 쓰는 거친 말만
들어도 스트레스가 풀렸다.
그리고 쪼그려 앉아
먹는 떡볶기는 천하의 별미였다.
그런 생각에 젖어 가는데
누런 개, 토끼, 닭, 오리가
좁은 공간에서 갖은 소리를 냈다.
오리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도
야행성 고양이가 졸고 있는 것이 희한했다.
참새들은 길바닥에서 먹이를 쪼았다.
정신이 나간 것 같아 발을 ˝탁˝ 굴렸는데
처마 위로 조르르 앉았다.
참새가 떠난 자리에
노란 ˝조˝가 수북히 쌓여 있었다.
새벽마다 곡식을 탐하는
참새들에게 방앗간 주인이
뿌려준 모이였다.
참으로 넉넉하게 보였다.
그런 마음에 물건을 보면서
˝저것은 어머님이 드셨으면 좋겠다.
저건 아내가 가졌으면 볼품 있겠다˝고 중얼거렸다.
상인들의 손놀림은 분주했다.
오토바이로 물건을 운반하는 아저씨들,
손수레로 박스를 줍는 할머니,
커피 파는 아줌마는 쉽게 만났다.
한 곳에 새벽 장사를 끝낸 남자들이 웅성거렸다.
궁금했다.
두 사람이 장기를 두었다.
훈수한 사람이 더 많았다.
둘 때마다 훈수꾼들의
아우성은 대단했다.
순간의 실수로
馬에게 車를 떼이자 물려 달라고 했지만,
˝내기 장기˝라 안 통했다.
사거리에서 ˝한 다발에 2천원,
두 다발에 3천원˝ 하는 소리가 들렸다.
시골에서 밤새 달려와 파는 열무 장사였다.
부인들이 달라 들었다.
가만히 파는 것을 보는데
비닐에 담아 줄 시간도 없이 팔려 나갔다.
사고 싶은 충동에 두 단을 샀다.
들고 오는데 작년 일이 생각났다.
한 여름에 어물 시장에서
물오징어 5마리를 3천원에 샀다.
그런데 세 마리는 물이 넘었고,
둘만 먹을 수 있었다.
이 열무도 제 값을 할 것인지 고민스러웠는데
모처럼 아내에게 잘 샀다는 말을 들었다.
시장을 한 바퀴 돌고 오면서
땀흘리는 자들을 보고 깨달은 바가 컸다.
이사와서 현재 맡은 일에 열심을 내서
좋은 결과를 내야겠다는 도전을 받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다.
[감동이 있는 이야기/호산나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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