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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리타작하는날 |  | |
| 석이와 현이를 통해 본 시골이야기. 순수하고 정겨운 이야기들이 하나, 둘, …여섯 가지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석이와 현이의 시골이야기 하나´라는 제목이다. 첫째, 둘째가 아닌 하나, 둘이라는 말을 사용해 마치 실제로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아이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올 듯하다. 석이와 현이가 들려준 이야기다. 비가 오는 날 마루에 걸터앉아 떨어지는 물방울을 보며 물방울 놀이도 하고, 냇가로 가서 모래집도 만들고, 온몸에 진흙을 바르고 인디언 놀이도 한다. 어머니의 다리를 주물러주는 효도도 하고 보리타작하는 날이나 곶감 만드는 날 즐겁게 부모님의 일을 도와주기도 한다. 보통 아이들에게 시골 생활은 낯설다. 컴퓨터도 게임기도 없는 시골에서 지내는 것은 재미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저씨, 시골에 살아도 재미있어요?´ 많은 아이들의 질문에 지은이 윤기현 선생님은 석이와 현이가 들려주는 시골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보지 않겠냐는 말로 대답한다. 어른들의 입장이 아닌 석이와 현이라는 아이들의 눈으로, 아이들의 행동들을 보여줌으로써 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많은 놀이 시설이 없더라도 시골에서는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들이 있고, 냇가가 있다. 그래서 더 행복하고 즐거워 보인다. 무엇보다 모두 모여서 같이 물놀이하고 즐기는 장면은 내 어린 시절 놀던 때가 생각나 정겹기도 했지만, 컴퓨터나 게임으로 혼자 놀기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이 생각나 안타깝기도 하다. 이 책은 김병하 선생님의 그림도 매우 인상적이다. 석이와 현이가 들려주는 글만으로는 시골 생활이 더 가깝게 다가오지 못한다. 그림이 더해져 시골의 풍경들과 시골 사람들의 옷차림 같은 것을 조금이나마 상상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가장 좋았던 것은 인물들의 표정이다. 세세하게 표정을 표현하진 않았지만 어른들의 표정에서는 넉넉하고 따뜻한 정을, 아이들의 표정에서는 밝고 환한 웃음에서 즐거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석이와 현이가 들려준 여섯 가지 이야기는 짧지만 시골 생활을 많이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아이들의 이야기인 만큼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솔직함이 좋았고 각자 바쁜 시간으로 모두 모이기 어려운 현재에 비해 모두 모여 같이 즐기면서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은 예전 우리네의 모습이 그리워지게 하고 우리까지 넉넉한 마음을 가지게 만드는 듯 하다. 또한 이 책은 아이들의 눈을 통해 바라본 시골의 모습과 부모님과 할머니,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해준다. 아이들의 눈에 비춰진 아버지가 술에 취해 어머니와 자신을 괴롭히는 장면에서 아이답게 그것을 바라보고 말한다. 여기에 덧붙여지는 설명을 통해 아버지라는 이름의 존재가 밖에서는 제대로 큰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힘든 마음에 술을 마시고 가족들에게 큰소리를 치는 모습을 통해 아버지라는 그 고단한 마음을 생각해보게 한다. 그리고 그것을 다 받아들여야만 하는 어머니, 집안일과 농사일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고 그것을 다 해내는 어머니의 모습, 아무리 힘드셔도 쉴새없이 그것을 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현이가 바라보면서 엄마를 생각하는 모습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by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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