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손큰할머니의만두만들기 |  | |
| 그림책으로 배우는 인정 -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를 읽고 - 어른이 되어 어렵다고 느끼는 일 중의 하나가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다. 내가 그 또래를 훌쩍 뛰어넘어 어른이 된 것도 아니건만, 아이들을 상대 로 해야 하는 시간만큼은 당혹스럽기 그지 없다. 그런 순간에 다섯이고 열이고 되는 아이들과 동시에 놀아 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상대가 책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인격 형성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아동기에 알맞은 좋은 책을 고르는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더불어 아이들이 책이 주는 매력을 깨닫고 꾸준히 책 읽기에 흥미를 가지도록 하는 책임 또한 어른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채인선 글, 이억배 그림, 재미마주 펴냄)˝는 고민 없이 아이들과 함께 해도 좋을 만한 그림책이다. 무엇이든 엄청 많이, 엄청 크게 하는 손 큰 할머니가 숲 속 동물들과 세상에서 제일 커다란 만두를 만들어 설날 아침 다 함께 먹는다는 이야기이다. 어린이들은 설날에 어른들이 만두 빚는 것을 보고 옆에서 거들고 싶어한다. 좋아하는 동물들이 모두 모여 함께 만두를 빚는다면 더욱 흥미진진하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책은 대부분 그림이 들어있다. 얼마간의 그림이 글 과 어우러져 이야기를 함으로써 아이들의 책읽기는 공부가 아닌 즐거운 놀 이가 된다. 또한 좋은 그림책에서의 그림은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넓 혀주고 창의력을 더해준다. 그러므로 그림책에서는 글만큼이나 그림이 중 요한 역할을 한다. 이 책의 그림은 같은 계열의 색을 써서 그린 수채화로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많은 동물들과 온갖 만두 재료들이 등장하는 배경이 복잡할 만하지만 적절한 배치와 강도 높은 색을 피함으로써 바쁘게 일하는 모습에 경쾌함을 더했다. 아이들은 토끼, 다람쥐를 쫓아가며 함께 만두를 빚는 공상에 잠길 수도 있다. 그림책이 아이들에게 주는 즐거움은 인위적인 어른들은 갈 수 없는 상상의 세계이다. 아이들은 그림 속에서 인정 많은 표정의 할머니와 함께 수많은 동물들이 더불어 사는 깊은 숲 속을 방문하게 된다. 만두를 빚을 때 펴놓은 만두피 안에 들어가 삽으로 만두 속을 퍼담는 그림은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나눠먹는 결말까지 모든 동물들이 함께하는 그림을 보며 아이들은 무의식의 즐거움을 배운다.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는 것에 대한 즐거움...... 이 책은 글을 배우는 아이들에게 소리내어 읽어주어도 좋을 만하다. ˝아주 아주˝, ˝꽉꽉˝, ˝조르르˝, ˝궁리궁리˝, ˝엎치락뒤치락˝과 같은 재미있는 표현이 이야기 전개의 적절한 위치에서 반복된다. 이러한 반복 구절의 효과가 어린이에게 재미를 주는 것은 물론, 언어 발달을 돕는 데 도움이 된다. 손 큰 할머니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마음씨 따뜻한 할머니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 순수한 아이들에게 이 따뜻한 그림책이 전하는 감성은 교훈적이지 않아 더욱 매력 있다. 우리 아이들이 손 큰 할머니를 만난다면 일러주지 않아도 따뜻한 마음을 배울 것이다. 얼마 후면 또 만두를 빚는 설날이다. 설날 아침, 우리 아이들에게 제일 큰 만두 하나를 건네며 함께 이 책을 읽는다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세뱃돈이 될 것이다.
by영풍문고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