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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의 향기 |  | |
| 하병무의
´남자의 향기´를 읽고
´가정의 달´ 5월이 오고 있다.
어제 오후에는 봄을 농익게 만드는 봄 비가 촉촉이 대지를 적셔주었으니 이제 계절은 금방 한 여름날씨로 들어섬을 예고하는것 같다.
언젠가 계절의 여왕인 5월에 읽었던 이 소설, ´남자의 향기´...!
이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의 애절한 사랑을 다함께 공유하고픈 마음에 소개할까 한다.
이 소설은 영화를 통해 이미 알려진 바 있다.
주위 사람들의 입을 통해 너무도 진한 감동을 받았다는 말을 몇 번이고 들었었기에 ´꼭 한번 원본을 읽어봐야지...!´하는 유혹을 느껴왔지만 오랫동안 접하지 못하다가 몇몇 사람들로부터 대강의 내용을 전해들은 후에서야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영화를 보았거나 책을 읽고 난 사람들의 반응은 각기 달랐다.
특히 남자와 여자들의 반응이 대조적이었다.
여자들은 감동을 받았다며 ´자신들도 그런 남자와의 사랑을 해 봤으면...´하고 여러 환상에 빠지는 것처럼 보였으나 남자들은 대부분 ´말도 안된다´며 책 속의 남자 주인공을 비난하는 분위기였다.
아마도 내가 이 책을 펼치게 된 직접적인 동기가 ´나의 반응은 어떨까´하는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서..., 또는 ´도대체 여자들이 말하는 아름다운 사랑이란 어떤 것일까 ?´ 하는 의문에 대한 대답을 구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3권으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은 이러하다.
주인공인 여자아이는 새 아버지(계부)와 함께 살았다.
친어머니가 새 아버지의 아이를 낳다가 돌아가시자 새 아버지 역시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이윽고 노름빚에 쫓겨 딸아이를 남겨두고 도망을 간다.
찾아온 빚쟁이가 딸아이를 데리고 간다.
팔려간 집에는 아들이 있었다.
12살 난 아들은 8살된 그 여자아이를 보고 첫 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둘은 남매와 다름없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아이가 시장을 보러가던 중 깡패에게 순결을 잃는다.
이에 분개한 남자아이가 자기 자신보다 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다섯 깡패들을 거의 불구가 될 정도로 만들어 버린다.
여기서부터 대입시험을 앞둔 남자 주인공의 인생이 바뀐다.
대학시험도 치루지 못하고 소년원으로 간 아들에 대한 분노가 팔려온 여자아이인 자신에게로 오자 소녀는 집을 나와 1년 간 소년원에 있는 오빠의 옥바라지를 한다.
오빠가 형기를 마치자 두 남매는 서울로 올라왔다.
잠잘 곳이 마땅치 않아 여관에서도 같은 방에서 어릴 때처럼 꼭 껴안고 자기도 했지만 남자의 마음속엔 누이동생에 대한 사랑이 간절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여관방을 찾아다니는 것도 힘들었다.
어쩔 수 없이 남자는 주먹세계에 들어간다.
총명하고 인정많고 재능이 뛰어난 이 소년은 그 세계에서도 인정을 받아 일지매라는 두목을 하게 된다.
누이동생은 끊임없는 오빠의 사랑과 도움으로 대학을 다니게 되었다.
그러던 중 검사시험에 합격한 남자를 알게 된다.
이 남자의 강간에 가까운 행위로 인해 오빠에게 어쩔 수 없이 결혼하겠다고 말한다.
오빠는 가슴이 메어지도록 슬펐지만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것에 대해 괴로워 하지만 결국엔 축복을 빌어준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영원토록 사랑하는 순수한 아름다운 이야기는 지금부터이다.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된 것을 슬퍼하며, 자신이 운영하는 나이트 클럽으로 간 남자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가수가 너무도 누이동생과 닮은 것을 보고 크게 놀란다.
이를 눈치챈 부하가 여자를 데려온다.
남자는 술에 취해 어린 아이처럼 여가수 품에 안겨 울어버리고 만다.
한편 검사인 남편은 아내의 오빠라는 사람이 친오빠가 아니며, 그들이 찾던 조직의 두목이란 사실을 알아내고는 매일 아내를 구타하기 시작한다.
이 사실을 안 주인공은 검사를 납치해 누이에게 폭력을 휘두르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하여 돌려보낸다.
그러나 며칠 후 겁에 질린 누이의 전화를 받은 남자가 누이 집으로 달려간다.
술에 취해 들어온 검사가 마구 괴롭히기에 여자가 살인을 한 것이다.
남자는 여자를 밀입국시키고 자신이 감옥에 들어간다.
몇 년 후 남자는 사형선고를 받게되고, 귀국한 누이는 오빠와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여가수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찾아 키워 달라는 오빠의 마지막 소원을 안고 고향으로 향한다.
이렇게 소설이 끝난다.
그토록 한 여자를 사랑하면서도 동생이란 이유 때문에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간직한 채 괴로워하는 주인공의 아픈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
비록 꾸며진 이야기지만 그토록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한 여자를 사랑할 수 있는 남자가 요즘 세상에 과연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나름대로 감동을 받은, 기억에 떠오르는 몇 구절을 적어 본다.
세상을 살면서 슬픈 일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고,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스런 몸을 어루만질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슬픈 건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떠나 보내는 일이다.
내 마음으로부터 먼 곳으로,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먼 곳으로,
더 이상 사랑해서는 안되는 다른 남자의 품으로
내 사랑을 멀리 떠나 보내는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슬픈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먼저 죽는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세상을 살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죽을 결심을 했으면서도
그 사람을 두고 먼저 죽는 일이다.
미처 다하지 못한,
미처 이루지 못한 사랑을 아쉬워 하며...
이 부분은 남자 주인공이 감옥 안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이 세상에서 진정으로 사랑한 누이동생에게 남긴 글이다.
구절구절마다 남자 주인공의 애절한 사랑이 묻어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나름대로의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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