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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디오를 보는남자 |  | |
| 임영태의
´비디오를 보는 남자´를 읽 고
다투지 않고 잘 살아 오던 부부(夫婦).
그러던 어느 날, 부인이 ´우리 이야기 좀 해요´라고 말한다.
그는 갑자기 그녀가 이혼에 대해 이야기하리라 짐작한다.
그들은 특별히 싸우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특별히 의견 차이도 없다.
그러나 그는 그녀가 이혼을 요구하리라고 생각한다.
그의 예감은 맞아 떨어졌다.
결국 그들은 한동안의 대화를 거쳐 이혼에 합의한다.
아무런 다툼도 없었다.
그들은 무슨 일상적인 토론을 하고 그 토론에 대해 결론을 내 듯 이혼하고 만다.
이것이 그가 이혼을 하고 혼자 비디오 가계를 경영하게 되는 이유이다.
작가는 이 책의 제목을 ´비디오를 보는 남자´라기 보다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제목을 쓰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왜 그런 제목을 이 책의 제목으로 생각하고 있었을까 ?
본문에도 나오듯이 실존의 문제가 작가의 주된 생각이었음을 느낄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느끼게 되는 실존의 무게, 부조리의 벽이 작가의 주된 생각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작가는 반복적으로 주인공이 자신의 삶에 충일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인과의 대화에서도 주인공은 자신이 자신의 생에 충일함을 강조하고 있다.
더욱이 그 여인의 말과 서로 대조를 이룸으로써 그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작가가 나타내려 했던 것이 이 여인의 목소리였는지, 아니면 충일함을 주장하는 주인공 남자의 목소리였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혹시 주인공의 가계로 찾아와 어린애가 학용품을 살 때 부모에게 말하 듯한 당당한 모습으로 ´소주 사 먹게 300원만 주세요´ 라고 말하는 걸인의 모습이 작가가 바라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밤늦은 시간에 ´문화영화(?)´를 찾는 부인의 모습, 비디오 값을 술값으로 때우는 ´미스 민´의 모습 속에 작가는 실존의 무게를 나타내려 했는지도 모른다.
비디오는 우리의 일상 생의 모습을 허구로 담은 하나의 투영이라 할 수 있다.
분명 현실의 그런 세상은 아니다. 그런 허구의 삶과 자신이 살고있는 세상 사이의 모습을 혼동하며 오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곧, 무엇이 자신의 모습인가를 모르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빗대어 나타낸 것은 아닌지..., 힘들고 의미없는 현실의 삶보다는 항상 의미가 주어지는 그런 화상 속의 삶으로 들어가고 싶어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약 200 페이지의 짧은 소설에 인생의 무게를 담는다는 것은 좀 무리일까 ?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약간의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뭔가 덜 쓰여진 것 같고, 작가가 무언가 더 들려 줄 얘기가 있는데 애써 이야기를 끝냈다는 생각도 든다.
큰 굴곡없이 쓰여진 소설, 격양될 수 있는 소재도 담담히 쓰고 있는 작가의 글 솜씨를 칭찬하고 싶다.
하지만 그래도 뭔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제에 비해 소설의 크기가 작은 것 같다는 생각을 끝내 떨쳐 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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