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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중국문학사
지세화 편저(일빛)의

´이야기 중국문학사´를 읽고


문(文)·사(史)·철(哲)로상징되는 인문학의 나라 중국의 역사는 그야말로 기라성 같은 인물들의 보고(寶庫)이다.
´이 책은 먼저 인물의 인생사를 거론한다. 이어서 등불의 심지를 돋우고 심기일전하여 가슴에 숨기고 있던 이야기를 나에게만 비밀같이 말해준다. 그리고 이 작품은 세상에서는 저렇게 알고 있지만, 실은 속사정이 이러하다고 한다. 형광등 불빛 아래의 이야기가 아닌 등불 아래의 정담이다.´
시대마다 대표적인 문학가를 선정하여 그 인물을 먼저 탐색하고 그 속의 문학을 살폈다.
당시의 문학가는 정치가, 사상가, 학자였다.
그래서 사(史)와 철(哲)을 배제하고 문학만을 떼어내 고찰하는 것은 숲은 놔두고 굳이 나무만 보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공자, 장자, 맹자, 굴원, 가의, 동방삭, 사마천, 반고, 제갈량, 죽림 칠현, 반악, 왕희지, 도연명, 이태백, 두보, 왕유, 백거이, 원진, 이하, 구양수, 왕안석, 소순, 소식, 소철… 시대순으로 늘어놓았다.
´이야기 중국문학사´는 풍명지(馮明之)의 ´중국문학사화(中國文學史話)』를 근간으로 삼았다.
중국문학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가서인지 은유와 풍자가 활달하면서도 섬세하다.
이태백의 죽음에 대한 묘사를 보자.
´이태백의 죽음에 대해서는 시(詩)적인 전설이 있다.
달빛이 교교한 저녁 홀로 취해 우저기(牛渚磯)에서 배를 띄웠는데, 하늘을 올려보니 거울 같은 얼음이요, 숙여보니 휘영청 밝은 달이라.
이백이 흥이 일어 물 속의 달을 건지려다 익사하였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의 일생은 그 자체가 낭만적인 서정시라 할 수 있겠다.´
죽음조차 이토록 아름답다.
편저자는 독자들이 문학가들의 인생사에 너무 깊숙이 빠져 정작 문학에 대한 고찰은 소홀해지지 않을까 염려한다.
편저자는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 보니 안내자가 했던 농담만 기억나는 꼴이 될 수도 있음´을 걱정하며 음미의 즐거움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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