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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누나 |  | |
| 1. 상세정보
책이름 : 우리누나
지은이 : 오카 슈조 (김난주 옮김)
출판사 : 웅진
발행년도 : 2002년
2. 줄거리
사쿠라 특수학교 6학년 교실에는 다케시와 미유키가 있다. 다케시는 움직이지 못하지만 말을 어느 정도 할 수 있고, 미유키는 몸을 조금 가눌 수 있는 대신 말을 거의 하지 못한다. 다케시는 몸이 매우 불편해서 조금만 움직이려고 해도 무척 힘이 든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 불러보는 주문 같은 음악이 ´워싱턴 포스트 행진곡´이다.
두 사람은 마음이 매우 들떠 있는데, 각자 오빠와 누나가 결혼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유키의 오빠는 세계호텔에서 결혼식을 하기로 되어 있고, 다케시의 누나는 일본호텔에서 결혼식을 하기로 했는데, 미유키와 다케시는 서로 세계호텔이 좋다, 아니다, 일본호텔이 더 좋다 하면서 나름대로 신이 났다. 그러다가 호텔자랑에서 이기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했는지 미유키가 다케시에게 ´너는 긴장하니까 결혼식에 못 갈 것´이라는 말을 했고, 이에 질세라 다케시도 미유키에게 ´너는 침을 흘려서 갈 수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 싸우게 된다.
오빠의 결혼식이 있던 주말이 지나고 만난 미유키는 표정이 매우 안 좋았다. 미키 선생님이 결혼식이 어땠냐고 물어보자 괜히 다케시를 마구 때렸고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다케시는 억울해도 그저 맞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다케시는 세계호텔에 계단이 많아서 미유키가 결혼식에 가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누나가 결혼식을 올리는 일본호텔에도 계단이 많은 건 아닌가 걱정을 했지만 엄마가 일본호텔의 시설은 세계호텔보다 좋다고 해서 안심했다.
누나의 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고모가 찾아왔다. 다케시의 표현을 빌리면, 미유키에 비하면 보름달하고 메주만큼이나 다를 정도로 우아하고 상냥한 분이다. 그런 분이 친척대표로 몇 마디를 하고 돌아가자 엄마의 표정이 좋지 않다. 그 날 밤, 누나와 부모는 다케시를 결혼식에 데려가느냐 마느냐하는 문제로 다툰다. 누나는 다케시의 친누나인 자기가 결혼하는 건데 왜 다른 친척들까지 신경 써야 하냐고 언성을 높이고, 부모님은 그래도 다른 사람들도 생각해줘야 하지 않겠냐고 한다. 다케시는 기분이 안 좋아서 워싱턴 포스트 행진곡을 떠올려본다.
아침이 되었지만 아무도 어제의 결정을 얘기하지 않았고, 다케시는 결혼식 날짜가 다가오는 게 싫어졌다. 결국 가족들 눈치만 보다가 엄마에게 ´나는 긴장해서 결혼식에 안 갈 거´라고 얘기하는데, 엄마가 선뜻 동의해서 가슴이 내려앉았다.
누나의 결혼식에 가기를 완전히 포기한 결혼식 전날, 누나의 남편이 될 준지씨가 찾아왔다. 무신경하게 보이지만 다케시에게 어떤 편견도 갖고 있지 않은 준지씨는 다케시의 고모를 찾아가서 결혼식에 다케시를 데려갈 거라고 허락도 받아내고 다케시를 위해 좋은 자리도 준비해두었다.
월요일 아침, 미키 선생님이 다케시에게 누나의 결혼식이 어땠냐고 물어보자 미유키가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 다케시는 미유키의 얼굴을 보자, 차마 결혼식에 갔던 얘기를 할 수가 없어서 안 갔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자지러지게 웃는 미유키를 보며 괴로운 마음에 워싱턴 포스트 행진곡을 불렀다.
3. 감상
이 책에 실린 여섯 편의 이야기는 모두 장애우에 대한 이야기다. 잘 모르는 사람이 쓰면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로 장애우와 가까이 지내는 사람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수도 있지만, 이 책을 쓴 ´오카 슈조´는 일본 도쿄 도립 특수학교의 선생님이었다.
´잇자국´, ´목걸이´, ´귀뚜라미´는 비장애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이고, ´우리누나´와 ´멍´은 장애우 가족 시점의 이야기이다. ´워싱턴 포스트 행진곡´은 장애우 본인의 이야기이다.
´우리누나´에는 진한 감동이 있고, ´잇자국´과 ´목걸이´, ´귀뚜라미´를 보면서는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멍´이라는 작품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 중에서 나는 유머러스한 ´워싱턴 포스트 행진곡´이 가장 맘에 든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다케시는 특수학교 6학년 학생이다. 비록 몸은 자유스럽지 않지만 미혼인 선생님한테 ´선생님은 무서워서 남자가 다 도망간다´며 농담도 곧잘 하고, 만나면 티격태격 싸우기만 하는 미유키의 상처를 감싸주기도 하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한다.
아직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해 가지는 편견은 너무나 크다. 다케시의 고모는 그렇다 쳐도 부모까지 남들에게 해가 되고 흉이 될까 싶어 자기 딸의 결혼식에 자기 아들을 데려가도 되는지 고민한다. 부모도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고모가 다른 집의 결혼 안 한 딸을 위해서 다케시를 데려오지 말라고 한 뒤로 그래야 하는 건가 보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모 밑에서 다케시 스스로도 그런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고 눈치를 보게 된다.
어찌나 눈치를 보는지 다케시는 결국 자기 입으로 가지 않겠다고 말을 한다. 이것은 한편으론 다케시를 배려 있고 어른스럽게 보이게도 한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면서도 다케시는 엄마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무참히 깨지고, 다케시는 가슴이 가라앉는 경험을 한다.
다케시에게 희망을 주는 건 누나와 준지씨이다. 빈말이라도 잘 생겼다고 할 수 없는 준지씨는 다케시를 ´뻗장다리´라고 부르지만 악의는 없다. 다케시가 그것으로 상처를 받는다는 생각도 없다. 있는 그대로의 다케시를 인정하는 것이다. 겉으로는 매우 우아하고 상냥해 보이는 고모와는 딴 판이다.
다케시 문제는 사람 좋은 준지씨가 해결해 주었지만, 미유키의 상처가 남아있다. 같은 반의 미유키는 오빠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다케시는 미유키가 얼마나 속상해했는지 안다. 그래서 자기가 결혼식에서 얼마나 즐거웠는지를 말하지 못 한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과 미유키를 생각하는 마음의 갈등에서 배려하는 마음이 승리한 것이다. 쌤통이라며 깔깔거리며 웃는 미유키를 보면서 다케시는 마음이 불편하다. 자기들이 지금 세상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전혀 자각이 없는 미유키를 보면, 짜증과 분노와 슬픔과 연민이 동시에 밀려온다. 눈물이 나지만 울지 않으려고 워싱턴 포스트 행진곡을 마음 속으로 부르는 다케시는 그리 약하지만은 않다.
누나와 준지씨가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다케시 스스로의 노력으로 극복하는 모습이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 상황을 몸이 불편한 어린 아이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물론 그 나이의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부모세대보다 젊은 세대의 생각이 트였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더 좋은 세상이 올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뒤 ´워싱턴 포스트 행진곡´을 찾아서 들어보았는데, 여러 번 들어야 어렴풋이 기억날까 말까 하는 곡이었다. 놀이공원의 퍼레이드에서 접할 수 있는 곡이며 무척 힘차고 당당하다. 씩씩하게 걷고 싶은 다케시의 마음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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