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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들의 개미허리 김이수 |  | |
| 우리들의 개미허리 김이수!
김우출
저는 작가 김범선 씨와 영주문협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는 회원입니다. 김우출이라고 합니다. 경북 영주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면서 또 3학년 담임을 하고 있지요. 학교 밖에서는 과외로 ´영주문화연구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계간 영주문화」라는 잡지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답니다. 제 소개가 너무 길었네요.
한국문인협회 영주지부의 동인지라 할 수 있는「영주문학은」1 년에 한 권이 발간됩니다. 거기에다가 장편소설을 수 년 동안 연재를 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소설분과위원장을 맡고 계시던 김봉훈 선생님이었습니다. 사실 그 때 1 년에 한 권 나오는 동인지를 통해서 ´killer valler 66 ㎞´라는 제목의 장편소설을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미 읽은 앞 내용이 다 잊혀질 무렵에야 그 뒷 글을 읽으니 계속 이어지지 않을테고 자연 별 재미도 없었죠. 그런데 그 김봉훈 씨께서 이번에 「비창」이라는 제목으로 개작을 하셔서 완간을 하신 것입니다.
저는 ´세훈문화사´라는 출판사를 잘 모르지만 장정이나 표지 디자인에서부터 깔끔한 편집이 아주 세련되었더군요. 출판기념회에서 영화를 찍을 수 있도록 교섭 중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저는 거기서 받아온 책 비창 1, 2, 두 권을 3 일 만에 다 읽었답니다. 왜 그렇게 빨리 읽었느냐고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그리고 재미가 있도록 글을 쓴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는 저도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작품 속에서 신 병장이 이야기를 풀어 가는 화자인데 제가 보기에는 이 사람에게 작가 자신의 모습이 가장 많이 묻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가 겪은 월남전은 재미있는 무용담이기도 했답니다. 개미허리 김이수 하사는 여러 가지 운동 한 것을 종합하면 19 단이라고 했지요. 사실 8 단의 관장을 혼내 준다든가, 표창던지기 시합에서 우승한다거나 하는 장면에서는 통속적인 재미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김홍신의 「인간시장」을 연상케 하는 무협지와 같은 요소도 있었고, 그 뿐 아니라 강혜원과의 애틋한 사랑이야기, 그리고 전장에서의 무분별한 섹스, 이 모두가 잘 어우러져 있어서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이나 박영한의「머나먼 쏭바강」에 비견할 만한 수작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지요.
얼마 전에「한겨레21」에서 한국군 베트남 양민 학살 사건을 보도한 후, 고엽제 전우들이 한겨레신문사를 뒤엎었던 일이 있었지요. 필자는 우리들의 뇌리에서 잊혀져가고 있던 1960년대의 월남전 이야기가 단순한 ´한국식 람보´라는 무용담으로가 아니라 고엽제 전우들을 찾아다니는 후일담 부분이 그들의 처와 자식들의 이야기로 넘어가서 3권, 4권으로 계속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 보았답니다.
책을 읽은 감동이 너무 커서 작가에게 잘 읽었노라고 전화를 드렸더니 그 분은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면서 교보문고 사이트에 들어가서 독자서평을 올려달라는 부탁을 하셨습니다. 초보 네티즌에 불과한 나로서는 이제 겨우 익힌 알라딘 서점이 훨씬 편리했기 때문에 이 글을 알라딘에 올리기로 했답니다.
원래 ´노염의 나루´라는 제목을 붙였던 이 작품은 전 14 편으로 구성되었으나 최초의 1 편이 1976년 ´유령중대´로 탈고되었는데, ´잃어버린 중대´로 개작하여 월간 ´문학세계´에 발표하였답니다. 그리고 제 2 편 ´도원경´부터는 제 9편 ´가이거 호에서 엎서호까지´를 마지막으로 1986년부터 1994년까지 장장 9년 동안 연재되었습니다. 그 때 작가는 여러 차례 개작을 했으나 만족할 수 없어서 언젠가 다시 태어날 날을 위하여 마지막으로 작품을 손질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그 약속을 지켜서 2000년 벽두에 두 권의 책으로 탄생한 것입니다. 김범선 님은 정말 끈질긴 집념을 지니신 분입니다. 필자는 그 식을 줄 모르는 작가정신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1995년부터 또 다시 장편 ´달빛과 들판´이 1년에 한번 나오는 「영주문학」에 연재되고 있답니다. 「비창」후속의 창작집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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