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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찾기
<아기찾기> (송경아, 민음사)를 읽다.



송경아의 소설의 매력은 환상적인 모험이 있다는 것이다. <아기찾기>도 기본적으로 환타지 소설이라 불리어도 좋을 만큼 현실에서 없을 법한 이야기이다.



자유로운 성을 매개로 하는 인간의 관게가 토대가 되는 ´부영시´라는 지명부터, 영화 ´늑대와 춤을´에서 나올 법한 사람들의 이름 (사람의 특징이 곧 그 사람의 이름이 되는), 영혼과 기억과 삶을 주관하는 도서관, 역사와도 같은 인생을 살아온 ´혜연 엄마´까지, 모두가 허구 투성이다. 그러나 결코 이러한 허구적 내용 구성이 이 소설의 약점은 될 수 없다. 작은 부분만 뒤틀린 것이 아니라 모조리 뒤틀렸기 때문이다. 인물들의 일면이나 시공간적 배경만이 허구가 아니라, 모든 것이 실제와 닮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의 창조는 소설에서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적당히 뒤틀린 것들과 지극히 현실적인 것과의 만남이 아주 어색한 경우가 더러 있을 뿐이다. 순수한 가짜는 결국 진짜와 다를 것이 없는 법이다.



송경아는 관념을 공간화하는 능력이 특출나다. 관념적인 단어들 -죽음, 희망, 어둠 따위- 을 그 이미지에 맞게 공간화하여 대단히 비쥬얼하게 보여준다. 이는 대단히 배울만한 수법이다.



사족일 뿐이지만, <아기찾기>에서 드러난 주제 의식과 인물 설정 등은 그녀의 전작인 <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어라>와 <호랑이>에서 단초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대단히 발전적 계승이다. 주목할 만한 작가, 송경아. 그 이름만으로 곧 앨범을 사는 것에 망설임이 개입되지 않는 가수가 있듯, 송경아도 믿을 수 있는 소설계의 브랜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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