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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즈오의 나라 |  | |
| 김진명의 : <가즈오의 나라>
출판사 : 프리미엄북스 / 출판일 : 1995년 7월 1일 / 페이지수 : 318
´가즈오의 나라´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제목만 보고 무심코 읽기 시작한 이 책 속으로 점점 빠져들었다. 그리고 읽는 내내 충격과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일본의 한 작은 마을 닛꼬에서 대수롭지 않게 보이는 준이찌란 노인의 단순한 죽음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속에 감춰진 일본의 우익주의자들과 군부에 의해 조작된 우리 역사의 왜곡 사실을 일본에 유학중인 역사학도 박상훈이란 한 평범한 청년의 집념 어린 투지와 천재적인 추리력으로 사건의 전모를 밝혀 나가게 된다.
이 글의 주된 내용이 되고 있는 사건은 지금도 역사학계에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임나일본부설에 관한 것이다. 일본이 4,5세기경 한반도에 임나일본부라는 관청을 세우고 신라, 가야, 백제를 2세기 동안이나 지배했었다고 한다면 우리 나라 사람들은 펄쩍 뛰며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소리라 치부해 버릴 것이다. 이 설은 과거 일제가 우리 나라를 침략하기 위해 한반도는 일본의 땅이니 이제 가서 찾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기 위해 그리고 우리민족에게 식민사관을 주입하기 위해 꾸며낸 이야기이고 이를 위해 광개토대왕 비를 이용했다.
그러나 실제로 일본 정부는 국민들에게 그렇게 교육시키고 4,5세기경 일본의 역사부도에도 버젓이 한반도가 그들이 지배했던 땅으로 나오고 있다. 통탄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이용한 광개토대왕의 비문을 보면 [而倭以辛卯年來 渡海破百殘000 羅]이 구절에서 삭제된 세 글자에 ´任羅新´을 넣어 ´왜가 바다를 건너 백제와 가야, 신라를 깨뜨리고 신민을 삼았다고 해석하고 있으나 우리의 사학자들은 일본이 호태왕비에 석회를 발라 조작했다는 정도의 근거가 희박한 주장을 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우리 국민들도 이런 내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광개토대왕비문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박상원이란 주인공을 내세워 독자들의 답답한 마음을 통쾌하게 풀어주며 우리의 역사의식과 문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다.
내용과는 좀 동떨어진 것 같지만 사건 해결 과정에서 상훈은 가즈오란 한 정신 장애를 앓고 있는 일본 청년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사실 그는 어릴 때 일본으로 입양되어 간 한국인이다. 가즈오가 그렇게 그리워하고 자랑스럽게 여긴 친할아버지의 나라, 죽기 전 청산에 살고 싶다던 그 청산, 가즈오의 나라는 결국 우리 나라였던 것이다. 해방 이후 오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용하는 ´한국인은 역시 안 돼´, ´한국인은 맞아야 말을 들어´ 등의 일제의 잔재를 아무생각 없이 받아들이고, 일제의 총칼 앞에 빼앗겼던 조상들의 얼이 담긴 우리의 문화재를 돌려달라는 요구조차도 못 하는 이러한 실정에서 작가 김진명씨는 우리에게 진정한 역사의식을 강조한다.
맹목적으로 일본을 매도하는 공허한 감정풀이 대신 성실한 자기성찰과 노력으로 우리의 것을 먼저 제대로 알아야하고 일본은 군국주의자들의 불순한 음모가 게재된 허구의 역사를 벗어날 때라야만 이웃한 두 나라는 진정한 우호적 관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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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주인공 상훈은 가네무라 쥰이찌(본명 우에노 에이지)의 죽음으로 호태왕비의 비밀에 접근하게 된다. 일본은 임나일본부론 즉 4.5세기에 일본이 백제, 신라, 가야를 약 이백 년간 지배했다는 주장을 광개토대왕비의 지워진 3 글자를 이용하여 국민들의 한반도 침략을 정당화하여 죄의식을 마비시키고 현재도 교과서에 과거에 한반도는 일본이 다스렸으니 이제 가서 되찾아야 된다는 이론을 펼쳐 아시아 지배를 노리고 있음을 우에노 에이지의 죽음으로 알게된다. 또한 그것과 관련하여 이정호교수와 기무라 박사와의 대면에서 그의 석회도말론과 기무라 박사의 임나일본부론 이론대립에서 목숨을 건 내기에 결국은 학자로써의 현실의 벽을 느끼고 정신병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이정호 교수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역사의식이 투철하였다. 그의 역사강의에 인용하여,
<학생 여러분, 몽고를 봐, 그리고 중국의 여러 나라들, 그 옆의 이민족 국가들을 봐. 한때는 천하를 호령했지만 지금 그들의 모습은 어떤가. 다시 한반도를 봐. 그 큰 중국 옆에 달랑 붙어 있지만 줄기차게 나라를 지켜왔잖아. 못난 놈들은 우리 조상이 당파싸움만 하고 무능했다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야. 무능한 조상들이 공룡 같은 나라 옆에서 몇 천 년이나 나라를 지켜올 수 있어? 나는 여러분들에게서 왜 우리 나라의 역사는 그렇게 비참하냐, 왜 우리 역사에는 신나는 일이 하나도 없고 고통스럽고 화나는 일만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 역사를 배우기 싫다는 거야. 역사를 안 배우면 안 되느냐고 물어와.
그러나 여러분, 이런 질문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어. 지금 여러분 앞에 있는 역사를 봐. 멀리 볼 것도 없어. 바로 여러분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버지 어머니가 만든 역사를 봐. 식민지배에 전쟁에 군사독재에 최악의 여건이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결국은 이 풍요로운 사회를 여러분에게 물려주지 않았어. 이게 위대하지 않으면 뭐가 위대하단 말이야? 우리 말고 세상의 어느 나라가 , 어느 민족이 이보다 더 위대한 역사를 만들었단 말이야? 이보다 더한 인간승리가 어디에 있냔 말이야? 그런데도 우리는 걸핏하면 엽전은 안 돼, 조선사람은 국민성이 나빠하고 자조한단 말이야. 그게 다 왜 그런 줄 알아? 일본놈들이 우리를 지배하면서 치밀하게 심어놓은 고등술책이야. 우리가 왜 안돼? 이 작은 나라가 오십 배나 큰 중국과 때로는 맞서고 때로는 눈치봐 가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나라를 지켜온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야.
이제부터는 여러분들 몫이야 조상이, 여러분들의 부모가 물려준 이 신성한 역사를 이제는 여러분이 계승해야 해. 그래서 남북통일도 하고 환경보호도 해서 여러분의 후대에게 더욱 나은 사회를 물려줘야 해.>
그러나 그는 일제시대 그들의 온갖 문화재 도굴과 역사서적의 현대판 분서갱유, 그리고 일본에 의해 정립된 현대의 역사체계 및 역사교육은 우리의 뿌리를 우리 스스로 부정하고 일본의 주장에 따라가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알게되었다.
상훈은 사건의 본질에 접근함에 따라 우리 나라의 역사 의식을 왜곡하는 그들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가며 이정호교수의 죽음을 복수하고 가즈오의 서글픈 인생(우리 나라 국민들의 역사의 한이 아닐까 싶다. 일본의 침략에 강제 징용되어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지고 전쟁의 그늘에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살아남은 그들은 차가운 시베리아 들판에 강제 이주되어 악착같이 살아 남았지만 귀향은 일본의 외면과 한국정부의 무기력함으로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서 뿌리내려야만 했던 우리 자신의 모습은 아닐까)을 지켜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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