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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운 날의 수채화 |  | |
| 이수광 : <그리운 날의 수채화>
출판사 : 창해(도) / 출판년월(초판) : 1998/12/26 / 면수 : 319
친구가 책을 가져왔다. 짝꿍이. 애들 다 같이 돌려보면서 재밌어 했다. 궁금하게 생각한 나도 한번 읽어보았다. 그리고 많은 감동과 깨달음,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숙연함이 있었다.
우리는 날마다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아직 까진 팔팔하고 건강하고 당장 내일이 걱정 없는 우리는 모든 생활을 감사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 역시 하루하루에 충실하지 못했고 보람 있는 하루는커녕 무의미하게 보낸 시간의 연속이었다.
건강을 가지고, 건장한 육체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이 책 ´그리운 날의 수채화´를 통해서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나날이 자기 일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그녀는 우연히 지금의 남편 승원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결혼까지 이르게 되는데 결혼 생활 몇 달도 채 되지 못한 어느 날 그녀는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게 된다.
청천벽력이라고 깨어나자마자 의사에게서 들을 수 있었던 말.. 시몬스 병이라는 불치병에 걸려 죽게 된다는 것이다. 길면 1년 짧으면 6개월밖에 살지 못하는 시한부 생명인 것이다. 그 때부터 그녀 외엔 이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심지어 자기가 사랑하는 남편까지도.....
혼자서 두려움과 고통을 삭이고 울음을 토해내며 참아내는 그녀를 보며 나는 눈시울을 붉혔다. 자기가 병에 걸려 1년도 채 살지도 못한 상황에서 남편에게조차 숨기며 혼자 삭이는 그녀는 혼자 마음고생이 심하며, 그렇다고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얼마나 애가 타고 안타까웠을 것일까? 나 또한 그렇게 했을까? 그랬을 것이다.
아픔 몸을 이끌고 계속 해야만 했던 선수 생활이 그녀에게 점점 무리였다. 나는 체력이 자꾸 위축되며 점점 살아갈 날도 짧아지며 너무나 힘들어 지고 있는 그녀의 처지를 생각해 본다. 그러던 어느 날, 특별히 친딸처럼 여기는 감독은 세계 대회가 6개월 후면 열릴 텐데 나가 보자는 제의를 하게 된다. 몇 달 후면 그녀로선 더 힘들어 지고 그때가 되면 죽음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녀는 쉽게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었다.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 것인지... 나였으면 아니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남은 여생을 조금 더 연장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보단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다. 나라도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고통이 뒤에서 함께 하는데?
세계 대회에서 1위를 해 보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감독님의 제의를 받아들이게 된다. 매일같이 진통제를 먹으며 운동을 계속 해야만 하고 세계 대회 1위를 목표 삼고 힘들어도 참고 견뎌나가야만 했다. 그리고 6개월 후 같이 가겠다는 남편을 뒤로한 채 한국을 떠나 자기의 목표를 위해 목적지를 향해 간다.
그런데 대회 며칠을 남겨두고 남편은 그녀가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남편은 그녀를 위해 슬픔을 참으면서 모르는 채 한다. 그런 남편의 배려에 그나마 그녀는 조금 덜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경기가 시작되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있는 모습이 생생히 눈에 떠올랐다. 핏기 없는 얼굴, 빗물 같이 흐르는 땀, 이를 악물고 필드를 달리는 그녀는 첫날도 둘째 날도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자꾸 쓰러져 혼수 상태에 빠진다. 이러다가 영영 깨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때마다 일어나 경기장을 달렸다. 드디어 마지막 경기 날, 그녀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몰랐지만 마지막 날 또한 최선을 다해 뛴다. 그리고 그녀는 마지막 골을 넣는 순간 쓰러졌다. 그리고 영영 깨어나지 못한 혼수상태에 빠지고 마지막 혼수 상태에서 그녀는 승원의 아이를 키웠다. 죽을 때조차 그녀는 남편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것을 잊지 않고 떠났다. 그녀는 슬픈 인생 그리고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결코 실패한 삶을 살지는 않았다. 끝까지 자기 일을 해내는 그리고 성취하고픈 사람을 실현하는 이 책의 주인공을 보며 편안하게 학교를 다니고 또한 아직까지 비젼없이 공부도 안 하는 나에게 인내하는 삶, 그리고 나를 비춰주는 사람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남편을 향한 사랑, 아낌없이 주는 이런 사랑이 정말로 진정한 사랑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자기의 이익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이런 사랑은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나보다 그 사람이 먼저라는 이 의식을 말이다. 겉으론 많이 남은 일생 같지만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를 불행을 위해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그리고 보람 있게 보내야겠다.
아픈 몸을 이끌고 최선을 다해 세계 대회에서 1위를 했고 승리를 했는데 건강한 몸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무슨 일을 못할 것인가? 노력하면 안될 것이 없다는 것, 그리고 사랑을 가지고, 참사랑 진정한 사랑은 아낌없이 주는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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