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동국세시기 |  | |
| 홍석모 : <동국세시기>
역자 : 최대임 / 출판사 : 홍신문화사 / 출판일 : 1989/8/1 / 쪽수 : 324
요즈음 세상을 보노라면 우리가 즐기는 모습은 전적으로 아름답다고만 할 수가 없는 모습이 너무나 많습니다. 옛날 같으면 비록 풍성하지는 못해도 공해로 등이 굽지 않은 피라미로 회를 해먹을 수 있었고, 콜라나 사이다는 없었지만 석유 냄새 나지 않는 산골 물이 있었고, 기타나 소음투성이의 확성기 대신에 풍물꾼들의 흥겨운 음악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을 서글프게 느끼는 것은 이러한 외형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 선조들이 물려준 미풍 양속들이 타락되었거나 흔적조차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사라지고, 기껏해야 민속촌의 구경거리밖에 볼 수 없다고 하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선조들은 과연 어떻게 살았는가를 알아보는 일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어 오늘은 홍석모(洪錫謨)의 <동국 세시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책의 필자인 홍석모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지만, 그가 조선 왕조 후기의 명문이었던 풍산 홍씨(豊山 洪氏)의 문중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재주가 있었기 때문에 음사(蔭仕)로 벼슬에 올랐다고 합니다. 음사라고 하는 것은 과거 급제를 거치지 않고 명문의 자제를 벼슬길에 오르르게 하는 방법이었는데, 홍석모가 바로 그런 특전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나는 그가 영·정조 시대의 세도가였던 홍국영(洪國榮)과 어떤 연고가 있었다는 점이요, 다른 하나는 그가 음사에 뽑힐 만큼 자질이 뛰어났다는 점입니다.
이 <동국 세시기>는 1년 동안에 각지의 모든 백성들이 지켰던 명절과 민속을 월별(月別)로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본래 홍국영이 쓴 필사본만 전해 오다가 1911년에 홍석모의 후손되는 사람이 이 책을 들고 육당(六堂) 최남선(崔南善)을 찾아와 출판해 줄 것을 부탁함으로써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육당은 이 책을 받아 보고 무척이나 반가워 당장 출판했는데 요즈음에는 여러 출판사에서 현대문으로 번역하여 읽기 쉽게 나와 있습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과학 문명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선조들이 살던 모습에 대한 짙은 향수를 버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향수의 문제를 떠나서 보더라도 때 맞추어 어른 섬기는 법도와 이웃에 인사를 차릴 줄 아는 예를 갖출 때야 비로소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것이지 하루아침에 예의 바른 인간이 되는 것은 절대로 아닐 것입니다.
오늘날과 같이 개인주의가 만연되고 있는 현실 속에 살아가면서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미풍 양속에 접해 본다는 것은 참으로 뜻 깊은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