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레디메이드인생 |  | |
| 채만식 - <레디메이드인생>
출판사 : 맑은소리 / 출판일 : 1999년 4월 28일 / 페이지수 : 142
채만식은 한국현대문학사에서 대표적으로 꼽히는 작가로 풍자적(諷刺的)인 필체를 사용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레디메이드 인생˝을 통해서 그의 풍자작가로서의 문학관과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의 지식인의 모습을 살펴보기로 하자.
그의 작품 <레디메이드 인생>은 채만식 자신의 자전적인 소설로 그 바탕 우선 현실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부정적이고 냉소적(冷笑的)임을 알 수 있다. 이는 그가 풍자적 소설을 창출해 내는 데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가 풍자하는 인물에 대하여 비웃음을 유발시키도록 한 것이다. 대부분 그는 반어적(反語的)인 표현을 써 왔다. 즉, 겉으론 긍정하는 척하면서 실제적으론 부정(不定)하는 말들을 자주 쓰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에 대부분 작중 인물을 겉으로 추켜세우면서 속으론 격하(格下)시키려고 하는 것으로 그의 다른 작품 <태평천하(太平天下)>와 <치숙(痴叔)>에서 확신할 수 있다.
작중에서 P의 성격을 살펴보면 일종의 물질적 기반을 갖지 못하고 있는 인텔리로 룸펜 프롤레타리아로 볼 수 있다. 그의 최대의 과제는 자기의 지적인 능력에 걸 맞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는 결국 잡지사 또는 신문사에 취직하려는 것이다. 그의 눈으로 볼 때 -즉, 당시 사회의 인텔리의 눈으로 볼 때- 지적인 노동 외의 수단으로는 생활을 개척한다는 것은 안중(眼中)에도 없는 것이다. 또한 P는 K 사장과 언쟁(言爭)하는 대목에서 식민지 사회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 역시 시사하고 있다. K 사장은 당시의 농민 문제를 농민의 무지함과 게으름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어 관념적인 운동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에 반해 P는 농민 문제는 현실적인 개혁 즉, 식민지 체제의 철폐(撤廢)로부터 오는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P는 비판적이고 식민지 사회가 배출한 무기력(無氣力)한 지식인이다. 채만식의 풍자소설들에서 그렇듯 식민지 체제에 대하여 끊임없이 불만을 가지고 이를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최종에 가서 그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인텔리인 자신에 대한 야유와 부정 그리고 냉소(冷笑)뿐이다. ˝레디메이드 인생˝의 경우는, P가 자신의 아들을 인쇄소에 데리고 가서 취직시키는 마지막 부분에서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행위로 모두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아들이 기술자가 되더라도 더 유리한 생활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며 식민지 체제 속에서 부유해질 수 있다고 확답(確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채만식은 뛰어난 필체로 당시 사회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을 하였으나, 당시 사회의 모순(矛盾)을 해결할 어떤 방법을 해결 방법을 제시하진 못하였다. 결국, 자기의 존재 부정(存在不定)이란 부정적(否定的)인 결과로 이끌어내고 종결 짓게 된 것이다. 이는 당시에 창작된 다른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식민지 치하에서의 허무주의(虛無主義)의 한계로 동일시(同一視)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시 문학 사회(文學社會)에서 이는 어쩔 수 없는 숙명적(宿命的)인 한계인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한계 안에서나마 최대한의 비판적인 사고(思考)를 당시 식민지 사회에 표출(表出)시킨 소수의 작가 중 대표 인물로 그 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