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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랑의 정조 |  | |
| 박종화 - <아랑의 정조>
이 작품의 주요 인물은 크게 셋으로 나뉜다. 주인공인 아랑과 그녀의 남편 도미, 아랑을 사랑하는 왕 개루이다. 아랑의 남편 도미는 목수로서 퍽 솜씨있는 목수이지만, 그보다 ´아름다운 아내 아랑을 둔 도미´로 더 유명하다. 이것이 발단 부분인 듯하다. 즉, ´아름다운 아내 아랑´이라는 주0인공 자체가 하나의 사건인 것이다. 그 후, 아랑과 밥을 먹으며 대궐공사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도미의 모습이 나온다. 대궐 공사, 즉 이것은 나중에 나올 왕 개루의 모습을 어렴풋이 암시하는 듯하다. 또, 여기서 도미와 아랑의 행복한 생활상이 나온다. 아랑과 도미의 모습이 행복하면 행복할수록 나중에 다가올 결과가 더욱더 비참하게 보일 것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돌아와서 아랑과 밥을 먹는 도미, 후에 이런 모습 하나하나가 나중에 아랑에게 근심을 안겨주는 것이다.
´아름다운 아랑´. 이 소문은 점점 퍼지기 시작한다. 도미는 이것에 대해 근심을 느낀다. 왜일까? 그것은 도미가 낮은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낮은 신분을 가진 사람은 높은 신분을 가지고 있는 자에게 착취당하는 모습, 당시의 사회상이라 추측되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 이것은 앞으로 다가올 비참한 미래를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랑의 소문이 그 나라 왕 개루의 귀에 들어간다. 여기가 소설의 위기부분이다. 개루는 호색한으로 아랑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자 사자를 보낸다. 그리고 도미를 불러 이 이야기를 한다. 도미는 이것에 대해 ´안 된다´하고 저지하지 못한다. 낮은 신분이기 때문이다. 아랑의 정조를 믿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랑은 사자를 정중하게 거절하고 보낸다. 그리고 평상시 같으면 자신과 같이 밥을 먹고 있을 도미가 오지 않자, 불안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불안은 적중하고 만다. 왕이 직접 찾아와서 아랑에게 자신의 후궁이 될 것을 강요한다. 아랑이 왕을 속이자, 도미는 두 눈을 뽑히고 만다. 눈을 뽑힌 도미는 쫓겨난다. 왜 눈일까? 눈을 뽑혔을 때, 그는 쫓겨난 자신을 끝까지 찾아온 자신의 아내 아랑의 목소리를 듣고 그녀의 정조에 감격한다. 이 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감격, 혹은 독자의 감격을 더 크게 하는 것이 아닐까? 만일 팔이나 다리를 잘렸다면 눈을 잃은 것보다 더욱더 감격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하는 뜻은 무엇일까? 제목과 같이 ´아랑과 같은 정조´가 아닐까? 단지, 여자만의 혹은 배우자에 대한 정조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나라에 대한 정조, 혹은 어떤 상황이 닥쳐도 굴하지 않는 정조, 절개를 강조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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