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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은 왜 우리곁을 떠나지 않는가 |  | |
| 앤드루 뉴버그외 : <신은 왜 우리곁을 떠나지 않는가>
역자 : 이충호 / 원서명 : Why God won´t go Away / 출판사 : 한울림 / 출판일 : 2001/11/5 / 페이지수 : 304
<과학의 신화>
신은 어째서 우리의 곁을 떠나지 않는가?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이런 푸념의 말을 들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적어도 상당히 심각하겠지만 매우 재미있는 상상이다. 그런데 정말로 신이 존재하긴 존재하는 것일까?
이 책은 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가 말하는 ´신´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신경과학을 통해서 밝히려는 노력을 하고 있을 뿐이다. 아마도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선뜻 책을 읽어보기로 결심한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다소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신이란 이러이러한 존재이다´라는 형식의 정의는 이 책 어디를 뒤져봐도 없다. 명상가나 종교인들의 두뇌활동을 관찰함으로써 ´신´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찾아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신은 있을 수도 있다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니체가 보기엔 조금은 당혹스러울지도 모른다.
인간의 두뇌에는 영성 회로가 있다. 이 책에서 서술하는 바에 따르면 진화론적인 입장에서 그것이 인류에게 있어서, 어떤 필요에 의하여 진화한 능력도 아니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분명히 이 영성과 관련된 두뇌 회로가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두뇌는 본래가 영적인, 인간이라는 존재보다 뛰어난 어떤 존재와 연결된 신경회로인 것이다.
그러면 인간의 영성 회로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구도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그 세계는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결론은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세계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수 있는 근거는 적어도 신경과학에서는 부인할 수 없지만, 그 세계가 구체적으로 어떤 세계인지는 현대의 과학수준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과학이라는 것도 이미 인간의 두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현상에 결부된 개념인데, 그러한 개념 자체가 이미 영적인 세계와 비슷한 신화적 세계이기 때문이다.
본문의 내용을 조금 인용하면 이와 같다.
˝과학은 신화적 성격을 띠고 있고, 모든 신화의 신념 체계와 마찬가지로 다음의 기본 가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실재하는 모든 것은 과학 측정을 통해 검증할 수 있으며, 따라서 과학으로 검증할 수 없는 것은 실제로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은 과학과 종교는 불리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을 지적했다. 어쩌먼 그 말의 의미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과학과 부합하는 것은 아닐까? 과학은 그 자체가 ´과학의 신화´인 셈이다.
결국 ´신´이란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데, 과학은 그 자체가 ´과학의 신화´이기 때문인 셈이다. 아마도 신은 이런 존재구나 하는 특유한 경험을 하기를 원하고 이 책을 읽는다면 조금은 실망하게되지 않을까 싶다. 단지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두뇌활동을 촬영한 사진들을 바탕으로 ´신´의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을 뿐이다. ´과학의 신화´를 신화가 아닌 과학으로 만들어보려는 노력이 엿보이긴 하지만 어째 순환논리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이란 과연 어떤 존재일까? 영적인 세계는 실제하는 세계일까? 아니면 우리의 두뇌가 만들어낸 환영에 불과한 세계일까? 종교인이건 아니건 한 번쯤은 생각하게 되는 문제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그런 문제를 고민하려면 개인적으로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이 책에서 기울인 노력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봐야 합리적일 것이다. (교보문고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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