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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를 놀이터 삼아 |  | |
| 강신주 : <세계를 놀이터 삼아>
출판사 : 문예당 / 출판년월(초판) : 2002/3/6 / 쪽수 : 349
<´마이웨이´를 부르며 인생을 디자인하는 여자>
<세계를 놀이터 삼아> 저자 강신주, 그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그녀는 16년 동안 종횡무진 세계를 누비며 자신의 인생을 디자인해왔다. 도대체 무엇을 믿고? 바로 ´자기 완성이 행복한 모성의 전제 조건이다´란 믿음 하나였다. 자신을 작가, 페미니스트, 전업주부, 박사라고 소개하는 그녀가 한국 사회에 자신만의 인생 체험을 진솔하고 재미있게, 그녀만의 화법으로 풀어낸다.
그녀는 페미니스트와 전업주부를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편견에 맞서 항거하는 당찬 여성이다. 가정을 감옥으로, 남편을 폭군으로, 아이를 족쇄로 여기지 않고, 가정을 직장으로, 남편을 잠재적 페미니스트로, 아이를 행복의 근원 삼을 줄 아는 지혜로운 여자다. 자신의 주변에 있는 것에 대해 불평하지 않고 따스하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그녀의 인생은 눈물의 바다 한숨의 폭풍우가 아니라, 경쾌한 발라드요 아름다운 미소 꽃에 가깝다. 가정을 직장으로 혹은 부드러운 감옥으로 여기며 수녀나 독신 여성 그리고 다락방 속에 갇힌 미친 여성이 되길 거부하며 행복을 가꾸는 여성인 그녀의 성취가 눈부시다.
강신주는 ´날라리´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1급 페미니스트이다. 서구 우월주의에 젖어 있는 프랑스 페미니즘과 개인의 이득을 추구하는 미국식 페미니즘에 대해 비판하고 나서며 희생과 겸손이란 한국식 덕목을 지니면서 한국식 페미니즘의 틀을 짠다.
그녀는 야한 여자도 전투적인 페미니스트도 부르주아 여성도 아니다. 다만, 여권이 곧 인권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남성과 여성간의 조화롭고 민주적인 관계, 여성과 여성 사이의 자매애, 여성과 자식들 간의 모성애가 서로 스미고 짜이면서 아름다운 인간 관계망을 형성하는지를 보여준다.
강신주는 세계를 놀이터 삼아 자유롭게 넘다들며 퓨전 문화를 즐기고 잡종의 정체성을 지닌다. 한국이란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체험한 그녀는 국제적 여성이다. 이런 그녀가 부메랑처럼 한국 사회도 되돌아와 자신만의 경쾌하고 지적 왕수다를 떨며 한국 독자를 즐겁게 해주고 새로운 세상에 눈뜨게 한다.
그녀는 한국을 안과 밖에서 바라볼 수 있는 쌍안경을 갖고 다니며 가이드처럼 독자를 안내한다. 한국의 권위주의와 성차별을 때리며, 잠자고 있는 여성들을 깨우며, 잠재적 페미니스트 남성의 커밍아웃을 외치며, 전업주부의 자긍심을 세워준다. 한국판 올란도의 탄생을 보는 것 같아서 기쁘다.
이 책에서 독자는 구성애의 걸죽한 성담론, 한비야의 여행기, 홍세화의 이방인적 삶, 그리고 박노자의 대한민국 때리기를 모두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눈물에 젖어 반짝이는 다면체 보석 같은 책이다. 빨간 립스틱을 바른 그녀의 표지 그림이 독자를 유혹한다.
-(영풍문고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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