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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에 이르는 병 |  | |
| 키에르케고르 : <죽음에 이르는 병>
역자 : 김영목 / 출판사 : 학일출판사 / 출판일 : 1994/3/20 / 쪽수 : 222
키에르케고르는 역사상 출현했던 많은 사상가들 중에서 가장 진실한 철학자중의 하나였다고 생각된다. 기라성 같은 신학자, 예컨대 아우구스티누스나 칼빈 같은 경우, 그들은 그들의 신앙에 의해서 신학의 내용이 이미 결정되어버렸기 때문에 그들의 신학에는 자유가 없었다. 따라서 그들은 그들의 가치관과 모순되는 것들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하거나 ´광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매도해서 매장시켜버리곤 했다.
그러나 키에르케고르는 그의 사상에 자유가 있었기 때문에, 성서의 내용을 대담하게 역설로서 인정했다. 물론 키에르케고르 자신은 비합리주의자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합리주의에서 이러한 비합리주의에로 충분히 이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키에르케고르의 종교적 통찰력은 탁월한 것이다.
이 책은 그의 저술들 중에서 가장 종교적 색채가 짙은 책 중의 하나이다. 불안의 개념에서 모든 인간을 불안 아래에서 보았듯이, 이 책에서는 모든 인간을 절망이라는 관점 아래에서 보고 있다. 그에 의하면 절망이란 인간의 실존을 상실한 상태를 말한다. 인간이란 정신이고, 정신은 여러 계기들의 종합이다. 이 계기에 관계할 수 있는, 즉 반성의 능력을 갖춘 존재가 비로소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종교적 실존에 도달하지 못한 인간은 이 계기를 상실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망각하고 있든가, 자기 자신이 되고 싶든가, 자기 자신이 되기를 원하지 않든가의 세 가지 종류의 절망이 존재하게 된다.
이러한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그러나 절망으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그에게 있어서 ´가장 불행한 사람의 무덤은 비어있기 때문´이다. 절망은 죽을래야 죽을 수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인간에게 있어서는 절망이 가장 비참한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절망이 아니고서는 종교적 실존도, 구원도 없다고 한다. 인간은 이러한 여러 가지 절망의 계기를 가다듬은 뒤에야 비로소 자기 자신을 자기 자신이게 한 원래의 힘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그의 신앙의 정의이다.
이러한 결론으로 볼 때, 키에르케고르의 서술방식에는 역설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로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 아니다. 둘째로 절망은 구원에 이르게 하는 길이다.
이러한 키에르케고르의 신앙의 정의는 가장 탁월한 것 중의 하나이다. 이성중심이었던 헤겔이나 감정중심이었던 슐라이에르마허, 그리고 의지 중심이었던 칸트도 이러한 신앙의 핵심은 놓치고 있다. 이는 이 철학자들은 진실한 경험, 즉 진실로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철학의 가치는 유용성이 아니고 그 진리성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면에서 키에르케고르에게는 가장 많은 점수를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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