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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기1
귄터 그라스 : <나의 세기1>

역자 : 안삼환 외 / 출판사 : 민음사 / 출판일 : 1999/10/8 / 페이지수 : 284

20세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었던가.
신문에서 한 광고를 보았다. 한국문학회관에서 귄터 그라스의 그림들이 전시된다는 것이었다. 동대역 근처에 있다고 하던데 벼르다가 시간을 놓쳐 버렸다. 그리고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어느 여행기에서 귄터 그라스의 자취를 더듬는 여행을 했던 이의 글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위의 모든 일들이 전조였었나 보다. 도서관에서 그의 이름을 찍어내며 가볍게 흥분했었으니까.
1권은 1900년부터 1949년까지의 일들이 실렸다. 화자는 귄터 그라스이기도 하고 어느 과부, 소녀로부터 정치적인 망명가, 시종, 종군 기자까지 그 시대를 함께 살며 겪어냈던 역사의 엑스트라들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정치적인 변화, 이권 다툼, 전쟁, 라디오의 발명 등 모든 세상일들이 생겨났다가 번성한 후 순식간에 사라져 갔다. 그렇지만, 이것들을 하나 하나 몸소 체험한 그들에게 이 역사는 지나간 일들이 아니라 오늘도 기억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전쟁 중에 아들을 모두 잃은 여인네의 호소, 생계가 막연하여 근근히 살아가던 노인의 비참한 기억들이 결코 생소하지 않음은 현재도 일부 지역에서는 전쟁, 쿠데타, 당쟁으로 힘없는 다수들이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들을 읽으면서 역사의 순환을 엄중하게 경고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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