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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사랑한 캔디 |  | |
| 백민석 : <내가 사랑한 캔디>
출판사 : 김영사(+미학사) / 출판년월(초판) : 1996년 10월 10일 / 쪽수 : 162
<소설가의 식성>
사람마다 식성이 다르듯 소설가마다 그의 취향도 제각각이다. 백만석은 20∼30년대의 소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그만의 독특한 체취를 가지고 있음을 ´내가 사랑한 캔디´를 읽으며 느낄 수 있었다. 백민석은 소설을 읽는 사람까지 ´나´의 성장 과정에서 오는 혼란감과 현재의 무료함을 함께 느끼도록 해주고 있다. 오전 열 한시에 특별히 할 일도 없이 성을 즐기고 창 밖에 구름들을 무료하게 바라보는 장면이라든지, 동성친구 캔디와 자신과의 관계를 제대로 정립하지 못하고 헤매며 나누는 대화 내용을 듣는다든지 하는 부분들 모두가 의욕 없이 무기력해진 상태로 방황하는 청년의 모습을 잘 드러내고 있다. 또한 사창가에서 장국영이라는 창녀와 관계한 친구의 이야기를, 두 번에 걸쳐 마치 다른 이야이긴 양 스토리를 바꾸어 전해줌으로써 ´나´의 혼람감을 한 층 더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장정일 소설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방법이기도 했다.
이제는 더 직접적으로 소설 속에 들어가 보기로 하겠다. 먼저 ´내가 사랑한 캔디´의 곳곳에는 여러 가지 중의적 표현이 살아 숨쉬고 있다. 캔디는 사랑을 위한 대상이기도 하면서 먹고싶은 달콤한 사탕이기도 하다. ´나´는 아르바이트로 바나나 상자를 나르는데, 이 바나나란 것은 동시에 쉽게 껍질을 벗겨 베어 물 수 있는 음식임과 동시에 쉽게 성적 대상에게 몰입하는 자신의 성을 뜻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소설 속의 대화는 장면 묘사와 한 물줄기같이, 혹은 맛있는 돌솥비빔밥 같이 잘 섞여있다. 여러 등장인물의 대화를 아무런 인용 부호 없이 함께 이어 씀으로, 오히려 그 밖의 다른 설명문구와 함께 더 잘 흐르게 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 소설을 더 일상적으로 느껴지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참으로 적절한 부분에 쉼표를 사용해, 서술을 한다든지 행을 바꾸어 주고 있어 마치 시와 같다는 느낌까지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은 성장소설답게 묘한 향수를 불러 일으킬만한 여러 가지 장치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글의 전반부에서 언급했듯, 만화영화 속의 등장인물 이름이나, 인기 배우 겸 가수의 이름을 사용하는 부분이 그러하다. 이와 함께 독자들로 하여금 조지 마이클의 음악이나 ´들장미 소녀 캔디´의 노래 가사와 음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소설의 분위기를 한층 더 무르익게 한다.
백민석의 ´내가 사랑한 캔디´는 고등학생 시절에서 재수 생활을 거쳐 성인으로 나아가고 있는 한 남자의 성장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속에서 그의 성적 방황, 삶의 방황을 자연스럽게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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