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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리버 여행기 |  | |
| 조나단 스위프트 : <걸리버 여행기>
역자 : 송낙헌 / 출판사 : 서울대학교출판부 / 출판일 : 1999/8/10 / 쪽수 : 380
<풍자! 인간의 어설픔이여>
<걸리버여행기>는 어릴 적 읽었던 몇 안 되는 책중 에서도 기억에 남는 책이었다. 하지만, <로빈슨크로우소>나 <에베르스트 등정기>, 그리고 유럽쪽의 ´민화´를 훨씬 더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이번에 완역본을 읽고서 다시금 <걸리버여행기>를 평하게 되었다.
어릴 때 읽은 동화로 출판된 책은 소인국과 거인국이 전부였지만, 완역본에는 두 나라가 더 나온다. 3, 4부의 라퓨타와 휘늠(말)의 나라가 그것인데 개인적으로 휘늠의 나라를 제일 인상깊게 읽었다.
소인국에서도 궁내대신이 되기 위하여 곡예를 하는 것이나 달걀을 위쪽으로 깨느냐 아래쪽으로 깨느냐가 전쟁의 원인이 되어버린 기막힌 사실 등을 비롯한 풍자가 가득하고, 대인국에서는 걸리버가 아무리 잘난 국가의 시민이라는 것을 강조하려해도 언제나 너무 작은 체구로 인해 다 인정받지 못한다. 인간을 작게 축소 또는 크게 확대하여 들여다보았을 때 그 불완전함과 역겨움 등을 충분히 표현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라퓨타라는 날아다니는 섬에서는 골똘히 생각만 하고 사는 인간들이 있는데 그들은 음악과 기하학적인 수학에만 골몰하며 산다. 그래서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는 치기꾼이 눈이나 입을 쳐서 생각에 빠져있는 그들에게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려야하고, 발니바비에 사는 사람들은 온갖 난잡하고 기상천외한 그리고 얼토당토않은 연구들을 하고 산다. 다만 라퓨타의 일방적인 압박에 저항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죠. 글럽덕드립이라는 나라는 일종의 마법사들이 사는 곳인데 걸리버는 여기에서 많은 고인들을 불러내어 질문을 하며 알지 못했던 진실에 치를 떠는 광경도 나온다. 럭낵에서는 가끔씩 그 나라에서만 태어나는 불사인들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걸리버는 영원히 산다는 것이 결코 행복한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일본은 유럽으로 돌아가기 위한 항로로써 들리게 되는 것일 뿐 별다른 이야기는 없다. 3부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난잡하고 지루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휘늠의 나라에서는 우리 인간이 일컫기에 말(馬)인 동물이 더 이상의 이성을 기대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생물이며 거기에서 인간은 야후 불리는데 더없이 더럽고 포악한 동물들로 묘사된다. 당연히 휘늠(말)이 지배하는 사회이니 야후의 약간의 노동력이라도 쓸 수 있도록 해야하지만 야후 같다는 말을 제외하곤 남을 욕하는 말이나 거짓이라는 개념이 없을 정도로 이성과 깨끗한 신념으로 이루어진 사회가 나온다. 여기서 순한 야후인 걸리버는 자신이 야후라 불리는 것을 가장 싫어하여 임 없이 그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려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없어져야 할 종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인간이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그들만큼 동족과 다른 생물에게 잔인한 짓을 하는 동물들을 없으니까. 휘늠의 나라에서는 뒤집어 봄으로서 그런 생각을 한 번 더 해 보게 되었다.
조나단 스위프트의 풍자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가 살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 비꼬지 않은 문장이 없다고 할 만큼. 그렇지만 18세기의 일을 지금 다 기억하여 그 풍자를 읽어내지 못하더라도 전반적인 글이 모든 인간의 사회와 행태에 대한 풍자이다.
소인국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대단한-소인국 왕 앞에서는 굽히지만 스스로도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존재이고, 대인국에서는 아무리 이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여도 하찮은 존재(소중히 다루어지기는 하지만), 그리고 인간의 포악함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라퓨타를 비롯한 일명 이상한 나라에서는 이상함이 정상으로 보이며, 실생활에 접목시키지 못한 학문으로서만의 연구의 폐해와 라퓨타를 견학한 발니바비의 몇몇 선구자(?)들이 어설프게 전통을 거부하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세상을 황폐하게 만들어 가는 것은 현대사회와 똑같다.
럭낵의 불사인들은 지금 현대과학의 최고목표인 인간의 수명연장에 대한 생각도 하게 한다. 단지 수명을 늘인다고 행복의 수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집착에 불행은 드러나야만 알게 된다는 점이 서글프기도 하다.
휘늠의 나라에서는 우리가 이성적은 주체로서의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게 한다. 그걸 뒤집어 말한다면 한낱 포악한 야후들이 만들어놓은 사회란.. 끔찍하기만 하다. 그리고 나 역시 야후이길 거부하는 맘이 드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을 보면..
이 모든 것이 한 인간의 모습이다. 조나단 스위프트의 풍자 이상적인 인간의 관점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는 더블린 출생으로 영국에서 생활하려는 신분상승을 꽤하였고, 아주 보수적인 세력이었다. 물론 사회를 비판하는 점은 있었지만 아일랜드가 영국의 식민지이고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던 점에서 자신만은 벗어나고, 뛰어넘으려 했지만 좌절하면서 아일랜드의 권익을 위해 일하게 된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어쩌면 그의 약간 비뚤어진 관점(인간에 대한 넓은 포용이 아닌)에서의 풍자 역시 인간사회의 정확한 풍자가 된다는 점에서 한없이 웃었다. 인간의 그 어설픈 사회와 어설픔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진실된 풍자라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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