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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국까지 100마일 |  | |
| 아사다 지로 : <천국까지 100마일>
역자 : 권남희 / 출판사 : 산성미디어 / 출판일 : 1999/11/10 / 쪽수 : 302
<천국에서 온 마리와 소가선생>
이 소설의 주인공이 과연 누구일까. 그리고 이 소설은 과연 무엇을 우리에게 얘기하고 싶은 걸까. <천국까지 100마일>은 잘 알다시피 아사다지로의 장편소설이다. 요즘 영화로 만들어진 ´파이란´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러브레터로 사람들의 마음을 원래의 모습으로 바꾸는 재주가 있는 거 같다.
성야의 초상이란 단편소설도 그렇다. 그 소설은 ´은빛비´란 단편소설집에 담겨 있다. 철도원 속의 단편소설 백중맞이 또한 작은 아름다움과 감동이 할아버지와 손녀사이에서 풍겨온다. 그 소설의 백미는 할아버지와 시할아버지의 다소곳한 관계가 아닐까.
또한 아사다 지로는 지하철이란 장편소설을 통해서 주인공 신지와 아버지의 관계 그리고 신지의 애인과의 관계를 아름답게 수놓아갔다.
여기 이 소설 ´천국까지 100마일´ 역시 마찬가지 관계의 아름다움을 말하고 있다.
이혼한 아내 에이코와 주인공 야스오의 관계, 어머니와 주인공과의 거리 좁힘, 애인 마리(마리코)와 주인공 야스오의 관계 그리고 의사와 주인공의 관계, 사채업자와 주인공의 관계.
나는 이 소설을 끝에서 처음으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소설을 읽었다.
수술을 받고 마리가 떠난 빈 집에 찾아가는 장면, 그리고 팝송 1961년 발표된 100마일, 그 가사가 잘 번역은 되어있지 않았지만 나는 이 가사가 마치 죽는 사람이 남아있는 사람에게 하는 말 같았다.
나는 이 소설에서 마치 마리가 성녀 마리아 같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었다. 영어로 마리아는 메어리로 된다. 그것은 우리 나라에서는 메어리가 마리로 된다. 그리고 의사 소가 선생은 ´신의 손´(god´s hand = 가즈 핸드)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는 떨고 있다. 떨고 있는 신, 이란 느낌을 갖는다.
거꾸로 가면서 형들과 누나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기 싫어하고 현실의 붕괴를 염려하는 모습에서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나는 이 소설에서 가장 매력 있는 사람이 마리와 사채업자인 것 같다. 타락하고 볼품없지만 그들은 인간적이다. 인간이다. 그리고 소가 선생은 왠지 신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은 안 가지만 대단하다고 여긴다.
이 소설은 이렇게 야스오와 그 어머니가 주연이 아니라, 그 주변 인물이 주연이 되어가는 소설 같다. 그리고 이 책은 효도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말하는 게 아니라 그 주변의 인물들의 자연스런 선의를 얘기하면서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선행이란 행동을 질타하면서 우리들에게 콧대를 꺾고 자만에서 내려앉으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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