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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놀이
조정래 : <불놀이>(조정래문학전집)

출판사 : 해냄출판사 / 출판일 : 1999. 4. 20 / 쪽수 : 324

<불놀이 같은 우리네 삶>
잔인한 역사의 흐름을 바탕에 두고, 6·25라는 전쟁이 그 위에 놓여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돋보여주기라도 하듯, 상봉산이 둘러싼 회정리라는 삶의 공간이 펼쳐진다.
6·25 ! 그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겨주고 갔나? 아니, 우리라는 말보다는 그들이 라는 말이 나을 듯 싶다. 그럼, 그들에게 무엇을 남겨주고, 그들은 무엇을 얻었나?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희망일까? 지난 과거를 잊을 수 있는 무엇인가를 주었을까? 그 무엇도 아니다. 그들은 무엇이 인간을 파괴시키며, 그 무엇과의 싸움에서 인간이 어떻게 비극적인 파탄을 맞이하게 되었는가를 남겨주고, 또 얻었다.
<불놀이>에서도 작가 조정래씨는 배점수와 신씨일문의 관계를 통해(서로에게 얻는 것은)평생 나 아닌 다른 이로 살아가는 이중 모습과 비극적인 파탄을 맞이해 한을 갖게 된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불놀이>는 인간 연습, 인간의 문, 인간의 계단, 인간의 탑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내용으로 구성된 <불놀이>는 배점수와 신씨일문의 관계를 통해, 인간이 쌓아올리는 탑이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즉, 수 많인 사건과 착오를 거쳐야 진정한 인간다운, 인간의 탑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운명 속에 스스로 삶의 주인공이 되고, 자신의 주인공을 선택하여 살 수밖에 없다. 각자 모양과 생각은 달리하고 살아가지만, 결국 우리네 삶은 불놀이가 아닐까? 새로운 세계를 꿈꾸며, 한 세계를 태우는 불놀이를 통해 새로운 삶의 불꽃을 뿌리려는 사람이다. 우리는 배점수처럼 생존에 성공한 승리자일 수는 있으나, 역사의 패배자도 될 수 있다. 시뻘건 불꽃 속에 검은 재가 남듯, 화려한 우리네 삶의 모습 속에 검은 재처럼, 자신만이 간직한 비밀이나, 그 무언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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