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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중위의 여자
존 파울즈 : <프랑스 중위의 여자>

역자 : 김석희 / 출판사 : 프레스21 / 출판일 : 1997. 7. 12 / 쪽수 : 342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의 어려움>
정지용의 <향수>를 읽으면 그의 탁월한 시적 감각에는 놀라지만, 현실적인 삶에서 벌써 유리되어 버린 구체적인 시상 때문에 아련한 미련이 남는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고전은 삶 자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으므로 해서 생활의 근저에서 힘을 빌어올 수 있는 배경이 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고전은 현대적인 시각으로 다시 쓰여져야 할 것이다.
이 책 <프랑스 중위의 여자>는 18∼19세기의 영국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전혀 잃지 않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현대의 고전이라고 할 것이다. ´테레즈 데스케이루´(프랑소와 모리악)가 느꼈던 것 같은, 사회 속에서의 개인의 어려움, 자신이고 싶어도 자신일 수 없게 만드는 그 제도와 ´남´들에 대한 도전을 <프랑스 중위의 여자>에서도 읽을 수 있다.
자기 자신이 되고자 하는 시도보다 더 많은 사회적 벽에 부딪히는 삶의 양식도 없고 더 많은 몰이해로 고통받는 삶의 양식도 없다. ´테레즈 데스케이루´가 겪을 비극적 운명도, ´프랑스 중위의 여자´가 시도한 도피도 이 갈등의 문학적 표현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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