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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쉬즈마인 |  | |
| 권소연 : <쉬즈마인1>
출판사 : 시와사회 / 출판일 : 2002년 2월 5일 / 쪽수 : 288쪽
<트랜스젠더가 본 트랜스젠더 이야기>
과연 작가가 얼마만큼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제대로 쓸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트랜스들의 삶을 제대로 그려주기를 바랬다기보다는, 그저 이 책을 읽고 트랜스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잘못된 편견과 왜곡된 시각들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만 않아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 읽고 많이 울었습니다.
작가는 트랜스젠더를 제대로 알고 있었습니다. 트랜스를 안다는 것은 그 고통을 안다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묻곤 합니다. 왜 원래의 성대로 살면 되지, 그 고생을 사서 하느냐고 말이죠. 아니면 당신은 왜 트랜스젠더로 사느냐, 꼭 그렇게 살아야만 하겠느냐, 그러면서 그들을 이해시켜 줄 대답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트랜스젠더라는 삶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선택한다고 그렇게 살아지지도 않구요. 마치 그런 질문은 남자에게 당신은 왜 남자로 태어났습니까? 혹은 여자에게 왜 당신은 여자로 태어났습니까? 라고 묻는 것과 다를 게 없지요. 여러분들은 자신이 왜 남자로, 혹은 여자로 태어났는지 대답할 수 있습니까?
이 땅의 트랜스젠더들은 비록 그런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듣고 살아도 각자의 고통은 자기 자신이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내 몫의 고통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또 힘들어도 어쩌면 일반인들보다 더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 나가고 있습니다.
작가는 지수라는 FTM 트랜스젠더의 커밍아웃과 홀몬 투약, 성전환 수술로 이어지는 삶의 과정들을 그의 연인 민정과의 사랑을 통해서 무리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서유경이라는 작중화자를 통해 동성의 친구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사랑의 고백 한마디 못하고 바라보기만 해야 했던 안타까운 사랑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쉬즈마인>에서 우리가 감히 ´일반적이다´라고 말하지 못하는 소외된 사랑들을 소설의 큰 이야기축으로 삼고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비단 트랜스젠더나 동성애에 관한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아픈 사랑을 했던, 그리고 지금도 어느 누군가를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따뜻한 위로와 용기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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