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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코의 추 |  | |
| ´메멘토´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참고로 내가 가진 숱한 별명들 가운데 하나가 메멘토...-_-; 내가 머 걸리고 싶어서 건망증에 걸렸나..)
10분간의 기억만을 기억할 수 있는 사람.
그에게 진실은 그 10분일 뿐, 더 이상의 진실은 없습니다.
그것이 참된 진실인가를 검증할 여유조차 없는 것이지요.
그는 다만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사실 그가 알고 있는 진실이란건 조작된 것일 뿐인데 말이지요)
이 작품을 읽기 위해서 정말 많은 시간이 (다른 책에 비하자면 말이지요)필요했습니다.
가장 많이 투덜거렸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럼에도 재미있었습니다.
그의 이 작품을 읽기 위해선, 유렵의 중세사를 모조리 꿰고 있어야만 하고, 프랑스에서 발간된 모든
인문 서적을 읽어야 할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문장 한 줄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도록 낯선 것이 하나 둘이 아니었습니다.
한 문장도 쉬이 넘어가지 못하니 짜증이 났고 그래도 그것을 이해해 보고자 애를 쓰니 그 만큼의 시간이 소비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유럽 중세사에 밝아졌느냐, 그것도 아니랍니다. 아직 국사도 다 못외웁니다 -_-˝˝)
그만 읽어버릴까 싶은 날들도 많았지만,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흐르고 있었으므로 손을 놓을 수도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짜증내고 투덜대면서도 마지막까지 끈기있게 페이지를 넘긴 것입니다.
(어떤 분은 읽다가 신경질나서 던져버렸다고 하더구만요)
그들에게 진실은 무엇이었을까요.
없는 진실을 만들어 내는 그들은 무엇을 위한 진실을 만드는 것이었을까요.
진실 조차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우리의 진실 모두를 의심할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우리가 아는 사실을 진실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고 알고 있는 것, 그것들이 진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상관없습니다.
다만 믿고 있는 것, 그것만이 진실로서 빛을 보는 것입니다.
무엇이 무엇을 진실이게 만드는 것일지요.
사람이란 동물은 참으로 피곤한 존재들입니다.
진실을 의심하고 검증하는 인간들, 많은 것을 알고 있기에 진실을 검증하는 방법도 많이 알고 있을 겁니다.
그들은 그들의 지식만큼이나 많은 숫자의 의심과 검증을 저 자신에게 밀어넣고 있는 중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믿어주지 않는 셈입니다.
진실의 허무를 보면서 나는 영화 메멘토를 떠올렸습니다.
비록 보지는 못했지만 말이지요.
´절대´와 ´영원히´
나는 이 두 단어를 쉬이 믿어주지 않습니다.
어느 것도 절대적이고 영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식한 사람일수록 언어의 함정에 쉬이 빠져듭니다.
´아는게 병´이라는 말이 들어맞는 경우지요.
나는 이 작품에서 절대적 진실에 대한 농락을 구경하였습니다.
작가의 지독한 장난과 함께 말입니다.
진실조차 의심받는 지금엔 무엇이 진실일까요?
자신의 머리가 아닌 가슴 속에서 하는 말만이 진실이 아닐까요.
마음조차 머리처럼 진실의 세뇌를 당했을까요?
아는 것은 힘인 동시에 병의 수렁입니다.
자신의 지식에 절대적 신임을 남겨주지 마세요.
절대로 무장한 진실일수록 의심스러운 법이니까요.
의심할수도 의심하지 않을 수도 없는 지식의 진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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